끝을 결정하고... 다시금 시작

주저리주저리 마음대로 삶의 느낌을 적는다. 19편

by Anyfeel

프로젝트를 마치고 퇴사를 하였다.


마음의 결정을 내린 지는 얼마 안되었다. 퇴사를 한 이유는 간단하다. 더 나은 성장의 발판을 만들고 싶어서이다. 기존에 맡아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원하던 방향성과는 전혀 무관한 곳으로 향하는 것을 느꼈다. 그 기로에서 내가 행하는 실수들과 자꾸만 올라오는 의문들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왜 자꾸만 반복되는건가 생각해보면, 내가 하고싶고 원했던 방향과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시작은 분명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설정했었으나 그 길이 자꾸만 틀어지고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휘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가 감당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길을 잃어가는 느낌이었다.


잠깐 견디고 다시금 다른 일들을 맡아 하다보면 큰 성취감을 느끼고 성장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닌 듯 하다. 개인보다 위에 있는 조직에서 원하는 방향을 개인이 맞추지 못한다면, 결국 도태되고 떨어지는 건 개인이다. 개인이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성과를 보이고 증명하며 권한을 얻어야 한다.


난 분명히 좋지 않은 결과를 예견했고, 좋지 않은 방향성임을 끝까지 어필했으나 그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브랜드 마케터로서 일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을 보지 않고 일하기란 쉽지 않다. 브랜딩의 과정은 쌓아나가며 신뢰를 얻어야 그 힘을 크게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미 쌓아놓은 신뢰가 없이 단발적인 이슈 마케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에 균형이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맡아온 프로젝트는 단발성을 요구하는 방향성에 의해 제대로 브랜딩의 힘을 받지 못했다. 당장의 성과는 가시적이나, 문제는 그 후에 급급히 터지는 일들을 수습하는 것이었다. 일이 터지고 수습하고 터지고 수습하기를 반복하는 건 내 성향과도 맞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직업적 가치관과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아쉽지만 좋게 마무리 하고 퇴사하기로 결정하였다.


다행히도 새로운 시작을 금방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내가 쌓아온 직업적 성과들과 방향성, 작업, 분위기를 봐주고 존중해주는 곳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2025년은 여러 어려움의 굴곡들에 지쳐있었는데, 연말이 가까워지는 지금에서 숨이 트이는 내리막길을 만난 기분이다.


하나씩 더 진보해 나갈 예정이다. 2026년은 더욱 성장하고 원하는 모습을 이루어가는 한 해로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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