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구석 ㅈ가 Jul 01. 2020

치킨 같은 책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읽었다.

나의 지적 수준은 언제든 밑천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기에, 이를 조금이나마 숨기기 위한 작은 노력이었다. 누군가에게 아는 척 하는 건 고사하고, 누군가의 얘기에 조금이나마 부끄럽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지대넓얕>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며 인류의 태동에서 현재까지를 흐름 있게 설명하고 있다. 읽기 쉽게 서술되었으며, 무엇보다 흐름이 명확하여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 읽는 도중, ‘아ㅡㅡ 이건 뭔말이야.’ 하고 앞 장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된다.



컴퓨터에는 ‘디스크 조각모음’ 기능이 있다. 프로그램 설치와 삭제를 반복하다 보면, 하드디스크 공간에 데이터가 흩뿌려져 있게 된다. 이게 심해지면 컴퓨터 속도는 느려진다.

사실 우리 뇌도 비슷하다. 유입되는 정보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서, 정보는 정리되어 있기보단 흩뿌려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대넓얕>은 ‘뇌 용량 조각모음’ 을 해준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한번 쯤은 들어봐서 알고 있긴 한데, 명확하게 몰라서 써먹지 못하는 지식이 있다. 그걸 쓸 수 있는 지식으로 바꿔주는 책이 <지대넓얕>이다.




누군가는, <지대넓얕>을 깊이가 없어서 좋은 책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좋은 책’ 은 접근하기 쉬운 책이다.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비싸고 만들기 어려운 건 아니다. 세상의 비싼 음식은 다 먹어봤을 이재용 부회장이 353일만에 출소하고 한남동 자택에서 가장 먼저 먹은 음식은 치킨이었던 것처럼, 좋은 책은 쉽게 접근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대넓얕>을 두 단어로 표현하면, ‘조각 모음’이자 ‘치킨’ 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대학교 논술 날에 있던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