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문이 닫히면 한쪽 문이 열린다는 말이 있다. 기존의 무언가를 잃었을 때 생각지 못하게 다른 것을 얻게 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마냥 시련만 있지는 않길 바라는 희망이 만들어낸 말 같기도 하고 어른들의 경험에서 나온 지혜에서 나온 말 같기도 하다.
여기나 거기나 어쩔 수 없구나, 삶이란 다 이런 것이구나를 뼈저리게 느끼고 고생하던 선호는 인생이 마냥 시련만 있지는 않는지 기연을 만난다. 그 덕에 선호는 가고 싶지 않았으나 여기에 있을 수 없게 돼서 갈 수밖에 없었던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됐고 원하는 삶을 살게 됐다.
국내외를 오가는 이야기라 전작인 캉탕이 생각났고 부모님들의 사랑 이야기이자 나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과 대답이 식물들의 사생활이 생각났다.
재료가 같아도 다르게 요리할 수 있다. 팬들이라면 아는 매번 나오는 요소들이 나온다. 비슷한 듯 매번 다른 이야기를 즐기며 감탄하는 게 팬질의 재미인가 보다. 이 작가님 특유의 향을 진하게 느껴지면서도 색달랐던 반가운 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