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마다 그들 작품의 뿌리가 되는 주제가 있다. 이승우 작가가 방황과 고뇌, 이방인이라면 엔도 슈사쿠는 기독교 토착화의 어려움, 신의 침묵에 대한 절망과 고백 등이 있다. 솔직히 잘 모른다. 하여튼 그런거 같다.
이번 작품은 작가의 초창기 두 편을 묶어서 나온 책이다. 백색인과 황색인 이란 작품들이다. 책에서 피부색은 당연하게도 인종을 뜻하지만 의도는 다름을 강조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인종을 차별해서는 안 되지만 다름은 분명하지 않은가. 기독교는 서양의 종교이다. 아주 오랜 세월 그래왔다. 그런 종교가 동양에 정착하는 데는 아주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한 고뇌는 작가의 작품의 뿌리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책 띠지에 보면 그의 작품의 모티브를 모두 담은 결정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초창기 작품인 만큼 침묵만큼 걸작일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엔도 슈사쿠에게 관심 있다면 일독을 권하는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