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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Feb 23. 2023

오래된 일기 - 이승우

북토크에서 들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프랑스에서는 소설가와 작가를 구분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승우 작가는 소설가라기보단 작가에 가깝다는 말도 벽안의 프랑스인 교수는 덧붙였던 것 같다. 그의 작품이 아직은 낯선 이에게는 작품의 대부분이 소설인 사람에게 소설가보다는 작가라니, 그리고 그 구분이 뭐 큰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러나 나와 내 동행을 포함해 그 자리의 누구도 이견을 내지 않았다. 그 자리의 모두가 그의 팬이었기 때문에 그 말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가서였을 것이다. 그는 다양한 소설을 냈지만 일관된 주제나 구성을 유지한다. 고아에 가까운 부모와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방황, 방랑의 여정, 죄 혹은 죄책감 등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단편에서는 한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장편은 좀 더 범위를 넓히는 편이다. 그의 글들은 언제나 어느 정도 일관된 주제나 구성을 유지한다.

그는 뛰어난 이야기들을 지어내지만 이야기를 지어내기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는 그저 써야만 하기 때문에 쓴다. 왜 써야만 할까. 그의 어느 책에선가 일기는 고백의 글쓰기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그에게 글쓰기는 고백이다. 선의를 갖고 살아간다 해도 누군가에게 필연적으로 죄인일 수밖에 없는 세상을 알아차린 자로서 그는 계속해서 고백한다. 이 고백이 그저 나의 마음 편하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계속할 수밖에 없다.

위선을 부리고자 하는 것이 아닌데 위선적인.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써야만 해서 쓰는 글들을 그는 계속해서 쓴다.

뭔 소린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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