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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Apr 10. 2023

바보 - 엔도 슈사쿠

책의 제목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왜 바보라고 제목을 지었을까. 우선 책에서의 바보는 등장인물인 가스통을 가리킨다. 특이한 이름이 어딘가 낯익어 찾아보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깊은 강에서도 동명의 인물이 나온다. 같은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퇴장이 똑같다. 극의 절정에 해당되는 사건이 종결되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퇴장이다.

그리고 남겨진 이들은 그를 그리워한다. 어리숙하고 답답하지만 사람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사랑, 연민을 보여줬던 그와 그의 따뜻함을 말이다. 가스통이 누구를 상징하는지는 너무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다.

모성적 그리스도와 아시아에서의 기독교 수용은 그의 작품에 자주 나올 뿐만 아니라 작품세계를 이루는 골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묵과 깊은 강은 영원히 남을 명작이지만 다소 묵직한 책이다. 매번 이런 책만 읽기에는 지친다. 그것은 쓰는 사람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다른 그의 작품들보다는 가벼워 읽기 수월했다.

이 가벼움은 의도한 바일 것이다. 주님의 사랑이 가까운 일상에 있음을 표현함과 동시에 널리 읽혔으면 하는 의도에서였을 것이다. 사랑이 가득 담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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