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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Aug 14. 2023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말테의 수기

시는 도통 모르겠다. 짧은 문장으로 세상을 노래하는 시인들의 감수성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도통 시는 읽지 않는다. 그렇지만 시인이 쓴 소설은 한번 읽어볼 만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승우 작가의 작품에서 종종 인용되는 작품이란 것도 읽게 된 이유였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곳으로 온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곳에 와서 죽어가는 것 같다.

저곳에서 이곳으로 온다. 이곳은 현재 있는 곳이지만 낯선 곳이다. 내가 있어온 곳은 저곳이다. 나를 구성하는 곳은 저곳에 있고 이곳의 나는 이방인이다. 말테가 대도시 파리에서 겪는 번민의 이유는 첫 문장부터 담겨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들은 솔직히 너무 난해하다. 뭔 소린지, 무슨 장면인지, 이게 맞는지 싶을 때가 너무 많다. 이런 난해함마저도 젊은 혼란의 생생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읽기에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결국 절반까지만 읽고 덮었다. 나중에 말테의 혼란과 찬란한 감수성이 그리워질 때 다시 읽어봐야겠다. 만화로 보는 말테의 수기가 있던데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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