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후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감감무 Aug 22. 2023

전락 - 알베르 카뮈

물은 증발해 대기가 되었다가 비로 내려온다. 떨어지려면 우선은 올라가야 한다. 무엇이든 상승하고 나면 추락을 겪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생은 파도와 같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올라갈 줄만 알았던 사람도 결국엔 떨어진다. 추락은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사건이자 과정이다. 그런데 올라가는 것은 좋은 것이고 내려가는 건 나쁜 것인가?

초반부의 클라망스는 화려했지만 속물적이고 위선적이었던 과거의 본인을 자랑인 듯 떠들어댄다. 과거의 삶이 상승의 삶이라면 추락의 계기인 다리 위 여자의 자살을 방조한 이후부터는 하강의 삶이다.

누군가 일기는 자기고백의 글쓰기라 말했다. 자신만 볼 수 있는 곳에 글을 씀으로써 어디서보다도 솔직하게 자신을 배출하게 된다. 나에게서 배출된 것을 마주함으로써 나를 돌이켜볼 수 있게 된다. 클라망스의 계속되는 말은 대화라기보다는 고백의 형식을 띈다.

계속되는 고백은 고해성사 같기도 고발 같기도 하다. 근데 점점 너무 어려워져서 후반부는 거의 이해 못 했다. 작가의 다른 책인 이방인에서 교도소에서의 대화가 작품의 핵심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처럼 전락도 막바지로 갈수록 중요한 거 같은데 너무 어려웠다. 심지어 이 책은 예전에 한번 읽었던 책이다. 그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이해를 못 해서 독후감을 투정으로 가득 채웠다.

그래도 이번에는 어렴풋이 소설의 구조와 전체 맥락 정도는 이해한 걸 보면 독서력이 조금은 늘은 걸까. 다음번에는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그의 고해성사에 얼마나 공감하게 될지 궁금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말테의 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