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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Jan 29. 2024

치킨과 닭강정에 대한 단상

치킨은 화려하다. 한입 먹자마자 입을 채우는 소스의 맛과 향, 튀김의 바삭함은 오감을 자극한다. 단번에 맛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만 물린다. 너무 강렬히 맛있어서 되려 오래 먹을 수 없다. 자극은 일시적이다. 일시적이지 않은 자극은 자극이라 할 수 없거나 부자연이다. 어떤 식이든 섭리를 거스르는 것을 사람은 견뎌낼 수 없다. 자극적이지 않아야 오래 즐길 수 있다.

반면 닭강정은 은은하다. 볶아지며 잘 스며든 소스가 튀긴 닭과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 치킨과 다르게 각자의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오래 먹을 수 있다. 오래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또한 자극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한창 오스카 와일드에 빠졌던 시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중간 즈음 보물들에 대한 설명을 주구장창 하는 부분을 읽다가 질려버렸던 적이 있다.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웠지만 더 읽을 수는 없었다. 그 책이 마지막으로 읽은 오스카 와일드의 책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계속 읽는 이승우는 은은한가. 딱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식물들의 사생활>에서 형에 대한 설정만 봐도 상당히 자극적이게 읽힐 수 있다. 그 외에도 강렬한 작품들이 많으나 나는 그를 오래도록(풋내기 독서가지만) 읽고 있다. 오래도록 즐기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내게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자극적인 것이 내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뭔 소린지~

닭강정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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