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화려하다. 한입 먹자마자 입을 채우는 소스의 맛과 향, 튀김의 바삭함은 오감을 자극한다. 단번에 맛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만 물린다. 너무 강렬히 맛있어서 되려 오래 먹을 수 없다. 자극은 일시적이다. 일시적이지 않은 자극은 자극이라 할 수 없거나 부자연이다. 어떤 식이든 섭리를 거스르는 것을 사람은 견뎌낼 수 없다. 자극적이지 않아야 오래 즐길 수 있다.
반면 닭강정은 은은하다. 볶아지며 잘 스며든 소스가 튀긴 닭과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 치킨과 다르게 각자의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오래 먹을 수 있다. 오래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또한 자극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한창 오스카 와일드에 빠졌던 시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중간 즈음 보물들에 대한 설명을 주구장창 하는 부분을 읽다가 질려버렸던 적이 있다.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웠지만 더 읽을 수는 없었다. 그 책이 마지막으로 읽은 오스카 와일드의 책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계속 읽는 이승우는 은은한가. 딱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식물들의 사생활>에서 형에 대한 설정만 봐도 상당히 자극적이게 읽힐 수 있다. 그 외에도 강렬한 작품들이 많으나 나는 그를 오래도록(풋내기 독서가지만) 읽고 있다. 오래도록 즐기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내게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자극적인 것이 내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뭔 소린지~
닭강정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