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당뇨 합병증으로 다리가 썩어...“
출근길마다 보는 할아버지. 다리를 잘라야 한대서 병원을 나왔다는 할아버지는 새벽 인파 속 정적을 헤치며 말한다.
”... 오백 원만 도와주세요...“
말을 하는 사람은 할아버지뿐이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부족한 잠을 메꾸는 출근 중인 사람들의 정적을 헤치며 그는 나아간다. 바지를 종아리까지 걷어올린 채 썩은 다리를 질질 끌며.
핸드폰을 보지도, 부족한 잠을 메꾸지도 않는 나는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나는 도와달라는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채 널려있던 정적에 한 손 더 보탤 뿐이었다.
지갑에는 현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