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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후감

헬무트 틸리케, 『신과 악마 사이』

by 김감감무


신과 악마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이 있다. 그리고 인간의 몸으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와 몸소 겪으신 분이 있다. 이 얇지만 깊은 책은 예수가 광야에서 겪으신 세 가지 시험과 악에 대한 집요한 분석이다. 저자는 이 시험이 우리 인간의 근본적인 시험이자 현실이라고 말한다. 시험하는 자는 가면만을 바꿔서 계속해서 찾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틸리케가 "나치라는 가공할 만한 악의 현실"에서 내놓은 이 책은 계속될 악의 문제에 대한 유일한 답은 예수님이 몸소 보여주신 믿음과 사랑뿐이라는 선지가 되어준다.


무교인 내가 이 책을 왜, 언제 사놨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푹 빠져서 읽었다. 심리(?)분석이 정말 생생하고 집요하다. 광야의 장면이 저절로 그려지며 읽게 된다. 성경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도 읽을 수 있지만 집중력이 필요한 책이긴 하다.


밖에서 오는 것은 인간에게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 오직 인간 자신이 스스로에게 위험스러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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