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후감

욥, 『욥의 노래』

by 김감감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이 신학을 전공했고 기독교인이시면서 작품에서도 종교가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해도 내가 기독교에 귀의할 일은 없다. 나는 끝끝내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을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지전능하신 분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와 우리의 고통을 함께하는 방식에 울화가 치민다. 태어날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조상이 저지른 죄... 원죄.... 『침묵』 또한... 아아....

그럼에도 눈 닫고 귀 닫는 태도는 그르다고 생각한다. 기독교가 세상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많은가. 성경을 직접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읽어볼 만한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고전문학을 읽듯이 읽으면 분명 좋은 독서가 될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납득할 수 없는 시련을 내려주는 하나님과 그것을 믿음으로 견뎌내는 욥의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울화가 치민다. 악마조차 하나님의 노리개, 부하로 보였고 인간은 더 하등하게 취급당하는 듯해서 불쾌함이 느껴졌다. 잘못한 것 없는데 벌을 주는 행위를 인간이 했다면 우리는 그걸 보고 뭐라고 할까. 믿으라면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걸 보고는 뭐라고 할까. 그럼에도 믿어야 한다고,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걸 나는 용납하지 못한다.

그래도 읽기 잘한 책이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다. 고통과 시련에 대해 생각할 때 떠오를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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