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은 플라톤의 주석에 불과하다"라는 유명한 이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향력만큼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고대인들의 사랑에 대한 논의가 담긴 『향연』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저기서 인용되는 것만 봤지 직접 읽어보기는 계속 미뤄왔다. 읽기 힘들 거란 막연한 고전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물론 수월하지 않았고 충분히 읽어내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좋았다. 읽는 내내 비스듬히 누운 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물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생생히 그려졌다. 극을 읽는 것 같았다.
우리 시야의 한계 때문인가. 우리는 같은 것을 표현하려 할 때도 서로 다르게 말하곤 한다. 각 인물들은 사랑은 온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거 아닐까.
책과는 좀 상관없는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나는 늘 내 독서가 주먹구구식이고 마구잡이면서 체계가 없는 독서 같다는 걱정을 은은하게 해왔다. 맞는 것 같다. 교육과정에 고전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 땅부터 다지는 것처럼, 고전 위주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