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을 앞두고 있는 수감자가 천하태평하게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이해하기란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힘든 일이다. 어찌 그리 태평하냐는 친구의 방문과 탈옥 권유를 평소의 그 문답 방식으로 차분히 물리치는 것도. 철창 안의 인물을 생각하니 괜히 『이방인』이 생각났다. 비슷한 상황인가. 비슷한 말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읽은 지 오래라 가물가물하지만... 죽지 않기를 거절함으로써, 죽음으로써 찍는 깔끔한 마침표. 죽음 너머에도 이승이 아닌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아니라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찍는 마침표 같은 느낌이랄까. 큰 기대하지 않았는데 큰 만족을 한, 그래도 어렵긴 어려웠던 짧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