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서전에서 알게 된 책이다. 작은 부스였고 생소한 출판사였는데 뭐에 홀린 듯 구경했던 곳이다. 제목만 보고 끌려서 사게 된 책이지만 다 읽고 나니 참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통계와 인용만 들이밀었으면 지루했을 텐데 작가의 감상이라던가 관련 저서들과 노래 등을 언급하며 좀 더 부드럽게 읽히게끔 노력한 게 느껴졌다.
책에는 무엇무엇이 우리가 예전보다 덜 외로워졌거나 더 외로워졌다는 근거가 되진 못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 외로움을 시대나 환경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갖고 있다는 말로 이해했다. 제대로 이해한지 모르겠다. 어찌 됐건 그럼에도 외로움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감정인 듯하다.
내가 겪은 바로는 외롭다는 말을 했을 때 타인들의 반응은 그리 대수로워하지 않아 하는 게 보통이었다. 소개팅을 하라 하거나 모임에 나가보라는 등의 제안을 하는 으레 누구나 할법한 말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나의 정서적 충족을 향한 갈망과 욕구에 대해 호기심을 갖거나 공감이나 이해를 갖는 경우는 딱히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외로움은 더욱 깊어진다.
그런다고 이 책이 외로움을 달래는 해결책을 준다거나 하진 않는다. 그러나 외로워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좀 더 명확하게 돌아볼 수 있게 도와줌은 분명하다. 진창을 헤매며 나는 왜 그랬을까 하는 날들이 이번 책을 읽으며 좀 정리가 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