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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Jun 25. 2022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 - 로베르트 무질

흔히들 학창 시절을 질풍노도의 시기라 한다. 세찬 바람과 거친 파도라니  시절의 혼란을 표현하기에  알맞은 표현 같다. 나도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일로 죽상을  때가 있었다.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을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가치관이나 개인의 신념이 성립되기 전의 순수한 혼돈의 시기라 그렇다. 이것저것 다 겪어보고 다듬어지는 게 어른이 되는 거라던데 말은 쉽지만 어릴 때를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다는 걸 떠올릴 수 있다.

퇴를레스 또한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그의 내면은 혼란을 겪는다. 친했던 친구와의 절교, 보제나에게 느꼈던 요상한 감정들, 바이네베르크와 라이팅과의 교우, 그리고 바지니와의 사건 등 그의 내면을 들볶는 일들이 생겨만 간다.

소설은 그런 사건들을 겪는 퇴를레스의 내면을 묘사하는데 상당한 비중을 두고 진행된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지가 않다. 추상적인 표현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교장이 퇴를레스의 말을 이해 못 하는 장면이 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윽박지르는 장면인데 이 책을 읽으며 나도 그런 심정이 아주 자주 들었다.

좀 더 어릴 때 읽었더라면 수월했을까. 나는 벌써 이해받기 원하는 아이에서 이해하려 하지만 잘 안되는 어른이 됐나 보다. 쨌든 나도 나름의 성장을 하고 어른이 되는 중인 것처럼 퇴를레스도 나름의 답을 찾는다. 누구나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와 구름 같은 혼돈을 뚫고 성장하는 한 인물을 그려낸 다소 어렵지만 한 번쯤은 도전해 볼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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