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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Jul 12. 2022

신중한 사람 - 이승우

신중함은 좋은 의미로 쓰이는 편이다. 우유부단함과는 풍기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결정을 미룬다는 것은 같다. 뉘앙스가 달라도 결국의 의미가 같다면 결과가 같은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다를 때도 있지만 같을 때도 있을 것이다. 틀릴 때도 있지만 맞을 때도 있을 것이다.

결정의 지연에 따른 기다림과 결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이는 당사자다. 단편마다 그런 주인공들이 있다. 신중하고 소심해서 피해를 입거나 반항하지 못하고 그것에 적응해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 그런데 동정보다는 공감이 더 크게 일어난다. 그렇다고 행동의 중요성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런 사람들도 있다. 생각보다 많고 이게 우리의 모습이라고 보여줄 뿐이다.

다른 단편을 읽을 때면 이야기의 감동보단 기술적이고 실험적인 시도에 대한 감명을 받곤 한다. 낙서질을 단편이라고 내놨네하는 때도 있긴 한데 이 분의 글은 장편이나 단편이나 늘 감명 깊다. 한결같이 집요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안타까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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