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을 벗고 깊은 바다로
학령 인구의 감소와 경쟁 업체의 증가,
그 모든 것이 원인일까.
최근 두 달 가까이 신규 고객 상담을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이 일을 하면서 하나의 패턴을 발견했다면,
승리의 여신은 늘 공평하다는 것이다.
나에게 고통을 안겨준 달이 있었다면,
그 다음 달에는 반드시 그 고통을 무마시켜줄 만큼의 기쁨이 찾아왔다.
회원이 나가고 들어오는 건 늘 자연스러운 순환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학원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기로점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고민의 깊이가 달라졌다.
*
코로나 이후 찾아온 경제 위기가 도미노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이제는 학원 문 앞까지 다가왔다.
망해가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수면 위 평온한 모습과 달리,
물 아래에서는 악바라지게 물갈퀴를 돌리고 있을 뿐이다.
<치열하게 상담하고, 열심히 홍보하며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해보지만,
이 끝없는 줄타기 속에서 점점 지쳐가는 내 모습이 보인다.
이직을 해야 할까?
아니면 온라인 수업 같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까?
생각은 많고, 해보려는 의지도 있지만,
막상 움직이려 하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아무리 애써도 학생 수가 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온 힘을 다하고 있음에도 삶은 제자리를 도는 원처럼 느껴졌다.
*
"나는 왜 학생이 늘지 않는 걸까? 이렇게 애쓰고 있는데, 이번처럼 힘든 건 처음이야."
푸념하듯 디디에게 털어놓았다.
평소에는 다정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서만큼은 예리한 시선을 가진 디디.
"넌 앞바다에서만 낚시하려고 하잖아."
"무슨 소리야? 나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
디디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정말 노력한 거 맞아? 진짜 고기를 잡으려면 망망대해로 나가야지. 원양어선 탈 각오도 하고."
디디의 말은 언제나처럼,
내 마음 깊숙한 곳을 정확히 꿰뚫었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온 내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았다.
혹시 나는 익숙한 일에만 머물며, 편안한 길만 골라 걸으면서도
스스로를 노력 중이라 착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디디는 그런 나의 나태함을 단호히 직면시켰다.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다.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걸.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걸.
하지만 게으름과 두려움이 발목을 잡아,
애써 외면하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날 디디의 한마디는
내 안에 오래 쌓여 있던 불안과 불면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듯,
나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깊은 위로이자 자극이 되었다.
*
그래, 이제는 진짜 노력을 해보자.
내 안에 잠재력을 외면하지 말자.
안전에 안주하지 말고,
낯선 길이라도 과감히 디뎌보자.
소위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대치동의 문도 두드려보고,
과외 플랫폼에도 직접 나를 소개해보자.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발판 삼아,
더 확장된 방식으로 수업을 구상해보자.
이제는 앞바다를 벗어나야 한다.
망망대해로 나아가야 한다.
거기서 진짜 고기를,
진짜 나를 만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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