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행동

by 타인K

음악청취만 할 수 있는 청음실이 작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때 난 한참 새로운 문화에 목메어 있을 때라, 새로운 것이면 뭐든 경험해보고 싶었고, 잔향실이라는 부산 전포에 있는 청음실을 가서 음악을 들었다.


스피커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했던 나는 하이엔드 스피커를 오랫동안 즐긴 건 처음이라, 자연스럽게 몸과 정신을 음악에 맡길 수 있었다. 음식 먹을 때 첫 입이 너무 맛있으면, 자연스럽게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맛있다”라는 말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처럼, 그 공간에서 내가 취향의 음악을 들을땐 자연스럽게 다리로 리듬을 타고, 고개는 상하던 좌우던 리듬에 맞게 흔들게 된다. 웬만한 취미보다 압도적으로 힐링이 되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가다 보니 사장님과 안면도 트고, 지인들에게도 추천도 자주 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전포에 올 때면 들리려고 했는데, 일이 바쁘다 보니 시간대가 나지 않을 때가 많아서 마음같이 가진 못했다.

그 뒤 작년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가 전포에서 보자고 그래서

반차를 쓰고, 혼자 즐기다 약속 가야겠다는 마음에 계획을 세우고 자연스럽게 그 청음실로 향했다. 그때 한 참 아사히 생맥주캔이 유행할 때라, 중간중간 편의점 들려서 탈탈 털었다. 즐겁게 즐긴 후 이런 공간을 만들어주신 거에 감사해 아사히 생맥주 캔 한 캔을 사장님께 드렸다.

“사장님 술은 드시나요? 요즘 유행하는 건데 구해서 한 번 드셔보세요 “라고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아사히판촉 하는 사람 같았지만, 그땐 다들 이걸 꼭 마셔봤으면 하는 마음에 나누워주고 다녔다.


그런 이후 난 그곳을 약 1년 만인 오늘 다시 방문했다.

건강상의 문제로 퇴사도 하고 재활도 꾸준히 하느라 모든 문화생활이 멈췄었다.

그렇게 그냥 노래 듣고 싶은 마음에 편안하게 간 청음실은 사장님이 가자마자 날 알아보셨고 말씀하셨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

난 알아볼 줄 몰라 당황하며 머쓱해하며 그렇다 대답을 한 뒤 신청곡을 적어고 있었다.


그때 사장님이 다시 오시며

“그때 아사히 드리프트캔 주신 분 맞으시죠? 덕분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며 나에게 아사히 새로운 맥주를 서비스로 주셨다.


진짜 하나도 기억 못 하고 있던 나는 사장님 말을 듣고서야

“ 아!!” 하며 그날의 기억했다. 앞에 이야기했던 작년이야기가 단 한 문장으로 그날 하루가 다 기억난 것이다. 단지 자그마했던 나의 행동이 새로운 선의가 되어 나에게 다가왔을 때, 그 선의가 매개체가 되어 1년 전의 하루가 모두 기억이 나는 경험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선의” 나에게는 그냥 단순한 행동이었다.

기분이 좋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순히 힘들게 일상을 보내시는 사람들에게

민폐만 되지 말자는 생각에

조금 더 생각하는 나에겐 당연한 일.

되돌려 받는다는 기대도 없는 일회성인 일.


그런 일이 되돌아서 나에게 왔을 땐 행복함과는 다르게,

모든 게 아름답게 보인다.

여기서 나는 살아갈 의의를 느끼고,

사회에 소속감을 느낀다.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 진다.

과거의 행동으로 나의 기억을 추억할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끝맺어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