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

9/19일 첫 브런치 작가 신청일.

by 타인K


책과 글쓰기에 빠져볼까 하는 마음에 독서 클럽을 가입을 할까? 내가 직접 만들어서 대화의 장을 열어볼까? 하는 고민 와중에 예전에 깔아 둔 브런치라는 앱을 발견했다. 아마 받은 이유가 글을 써볼까 해서 다운로드했다가, 아무나 쓸 수 없는 것 같아서 귀찮아서 내버려 뒀다. (이렇게 호기심에 깔고 안지운 앱이 많다.)


이번엔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했기에 일단 글 쓸 수 있으니 저장이나 하자라는 생각으로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술술 써 내려가는 듯하면서도 정리가 되지 않는 건 여전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분명 '아날로그에 대해서' 였는데 쓰다 보니 전혀 다른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니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글 쓰기를 멈추고 다시 생각을 하다 나의 닉네임을 보니까. "타인 K"라는 이름과 소개글은 '타인이라 말할 수 있는 것들' 이였다. 분명 오래전에 가입했을 건데 여전히 이름과 소개글이 마음에 들었고 스스로의 감성에 취했다. 나에게 지인과 타인에 대한 가치관은 타인이란 큰 원안에 지인이 작은 원으로 존재한다. 지인에겐 말할 수 없는 말들은 오히려 낯선 타인이라 쉽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생각이 강하다.


이런 대화를 하면서 타인이 지인이 되는 과정을 느끼는데 그럼 그 사람의 현실과 나의 현실을 타협하여 눈치와 배려로 진정한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의 말들을 꺼내어 놓지 못한다. 웃음으로 무마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넘기는 법만 누구에게 뒤지지 않게 잘하게 되었다. 이 가치관으로 살아가던 와중 오랜만에 들어온 나의 계정의 소개 말이 '타인에게만 말할 수 있는 것들'라는 말에 '아 여기에 나를 이야기하면 되겠구나, 누구에게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계속 변했거나, 변하지 못했던 내 전부를 보여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글의 방향을 정했고, 경험으로 써 내려간 글에 공감과 위로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작가 신청을 한 뒤 언제 결과가 나오고 작가 되기가 어려운지, 쉬운지 찾아봤다. 너무 놀랬던 게 후기를 보니 3번은 떨어지는 후기가 너무 많아서 ' 아 글 내가 열심히 썼던가..?'라는 의문과 '금방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까지 오래 걸리겠다, 뭐 다시 하면 되지 뭐 또 해보자' 하면서 이미 마음은 아 합격!!제발!! 이라는 무의식과 함께 결과를 기다렸다.


9/22 아침 7시 30분 그 전날 너무 일찍 자는 바람에 다른 날과 다르게 평소에 입에 달고 살았던 공복 유산소와 물 500ml를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며 카카오톡에 들어갔다.


딱 그날 유난히 메일함이 가득 찬 게 거슬려서 정리나 하자하며 들어갔는데,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일 이름을 보고 정말 안 믿겨서 읽기를 눌렀다. 진짜 맞는지 확인하려고 다른 메일함도 확인하고, 다른 사람의 후기도 확인하면서 비교를 마친 후에야 정말 내가 작가에 통과가 되었다는 게 실감이 났다. 평소와 다른 아침이 시작된 기분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바로 작가 신청할 때 썼던 글을 발행했고 친한 지인들에게 브런치 작가 됐다고 자랑을 했다. 브런치를 아는 친구들이 진심 어린 축하를 해줬고 생각보다 높은 성취감에 빠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성취감, 몇 번이나 입으로만 나불되고 난 내가 마음먹으면 할 수 있어라는 자기 위로에서 빠져나온 게 얼마만인가.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으로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들을 깎아 내렸던 나의 이기적인 모습 마주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열심히 풍선처럼 형태만 키우고 안은 텅 빈 모습 안의 나를 발견했고,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느낌이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의 내면을 가꾸어나갈지 또 어떤 이기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포장할지는 잘 모르겠다. 단지, 오랫동안 스스로를 되돌아보지 않았던 나를 되돌아보며 다시 내면의 시간을 흐르게 한 건 확신한다. 여기서 타인이라는 큰 틀에서 스스로를 써내려 갈 것이고, 써 내려간 모습과 실제의 모습이 마음에 들게 노력을 해 볼 것이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진실된 타인 K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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