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10월 7일 저녁, 퇴근하고 든든히 배를 채운 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근처 서점이라도 들러서 몸 추위 좀 피하기 위해 근처 교보문고로 들렸다. 나 같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이었는지 몰라도 가볍게 옷을 입고 들어오는 분들이 많았다. 사람이 많아 지하 1층은 못 있겠다 싶어 1층으로 올라가 신간 책들을 둘러보던 찰나에 눈에 익숙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라는 책 제목을 가진 김용택 시인의 시집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문장에 난 당연하게도 시집을 들었고 바로 내가 좋아했던 시를 찾아서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은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은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남은 한 구절은 찾아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시는 첫사랑을 끝내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기 위해 나를 돌아볼 때 알게 되었던 시다. 그 시절 짝사랑이자 첫사랑을 끝냈던 어렸던 '나'는 힘든 마음을 저녁 산책으로 달랬는데, 유난히 달이 눈에 들어오는 날이 있었다. 그 달은 항상 그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었을 텐데 내 눈에 제대로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생각에 '저 달도 참 외롭겠다.'라고 혼자 말을 하는 순간 짝사랑을 끝낸 '나'와 달이 같은 처지가 아닐까 하며 달에게 위로를 얻으며 산책을 이어갔다. 그 뒤로 '나'는 달을 좋아했고 달 사진이나 달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 나처럼 달이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했던 문학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억나는 문학으로는 '월하 독작'이라는 중국 당나라 시인인 이백이 지은 시도 달을 벗 삼아 술을 한 잔 기울이는 시를 썼다. 이렇게 달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고 지금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넨고 있다. 이런 위로를 얻으며 마음을 울렸던 시가 바로 김용택 시인님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인 것이다. 이때부터 시를 시작으로 나스메 소세키 작가님의 작가에 '달이 참 밝네요'라는 말로 고백하는 구절이 나온다는 소설이 '도련님'이라고 해서 고백 구절을 읽기 위해 책을 다 읽은 기억도 있다. (알고 보니 '달이 참 밝네요'로 사랑 고백한 이야기는 나쓰메 소세키 작가님의 어떤 강의에서 나왔던 말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확실하지 않은 썰이다) 그때 그 당시 '나'는 달과 사랑에 열정을 불태우며 독서라는 취미를 만들게 되었다. 오랜 기간 까먹고 있던 다시 책을 읽었던 계기가 생각이 났다. 그 시절 추억으로 그 감정이 고스란히 올라오는 느낌이 마음을 따듯하게 해 주었고, 갑작스럽게 추워진 가을밤, 당분간 마음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만한 핫 팩이 되어 다가왔다.
출처 -김용택 시인님 시집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