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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

#자작시(완) #사랑 #이별

by gamyong

여지


사랑을 많이 하는 사람이,

완전한 사랑을 주는 사람이,

사랑에서만큼은 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사람이,

연애에서 이기는 거라고 생각했다.


왜 몰랐을까.

그것이 오만이라는 것을.


사실은,

사랑을 숨기는 사람이 무조건 진다.

무심함을 무기로 사랑을 미루는 쪽이 무조건 진다.


그렇게, 사랑을 숨기는 사람은

사랑이 떠난 흔적을 쫓아

몇 밤을 뜬 눈으로 지새고

추억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댈 것이다.

그렇게 사랑을 미룬 사람은

남아있는 삶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여지를 쫓아다니며

내 삶의 메마른 여지를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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