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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침착한 주먹밥 Dec 02. 2021

당근마켓, 역으로 기획

[코드스테이츠 PMB 9기] 고객 가치 분석하기


가까운 이웃 간 중고거래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중고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낸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당근마켓입니다. 당근은 '당신 근처'의 줄임마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웃처럼 가까운 사람들의 중고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동네 중고거래를 담당하는 당근마켓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시나요?

당근마켓의 김동현 대표는 카카오 재직 당시 사내 게시판에서 직원 간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을 보고, 판교 회사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판교 주민들로부터 '우리도 쓰게 해달라'는 문의가 많아 이용자 범위를 확대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서비스가 확대된 당근마켓인데요. 오늘은 서비스 기획을 준비하는 당근마켓을 역으로 기획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오늘 시도해볼 것


판교 주민의 요청으로 당근마켓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기획을 '역으로' 해보고자 합니다. 

서비스를 개발하기 전에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가설을 검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잠재 고객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고객 가설 세우기


서비스 확장을 위한 잠재고객을 파악하기 위해 페르소나 분석고객 여정 지도, 고객 가치 사슬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먼저, 판교 주민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판교주민이 가장 가치있다고 느끼는 건 무엇일지 고민해보았습니다. 당근마켓이 제공할 수 있는 고객가치를 정의해야 사용자 집단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당 고객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잠재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당근마켓이 제공하는 고객가치는 '상호 신뢰''가까운 거리'라고 판단했고, 그렇게 잠재고객에 대한 가설을 설정했습니다. 

  

    1. 상대방이 이웃이기 때문에 중고거래를 더 신뢰하고, 거래가 성사될 확률이 높다.

    2. 고객들은 가까운 장소에서 하는 거래를 더 선호한다.




당근마켓 페르소나 정하기


이제 고객 가설을 설정하기 위해 고객을 조금씩 구체화해 보겠습니다. 먼저,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대표 가상 인물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페르소나(Persona)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설의 한 형태이며, 어떤 특정 상황에서 고객들이 어떤 행동을 보일 것인가에 대한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상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만드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실제 (잠재)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중고거래 경험 있는 판교 주민과 중고거래에 대한 일반 데이터를 기반으로 페르소나를 만들었습니다.

• 이름 : 강수민
• 나이 : 36살
• 성별 : 여성
• 직업 : 회사원
• 성격 : 차분함, 조심스러움
• 중고거래 경험 : "두 세번 있습니다. 결혼하고 이사오면서 집정리를 크게 한 번 했는데, 이때 그냥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은 중고거래에서 팔았어요. 멀리 이동하는 게 복잡하고 귀찮아서 싫었는데 운좋게 동네에서 거래할 수 있어서 꽤 만족스러웠어요."
• Pain-Points
       - 거래할 때 불안하고, 걱정되어요. 
      - 거래하러 멀리 이동해야하면 안갈 거 같아요.
        (그렇다고 택배 보내는 건 부담스러워요. 중간에 파손이 일어날 수 있잖아요)
      - 동네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요. 궁금한 점이 많은데 물어볼 곳이 제한적입니다.
• 목표 
      - 정말 필요한 것만 갖는 미니멀 라이프를 좋아해요
      - 지출을 줄이고 싶어요
      - 새로운 동네 정보를 빨리 많이 알고 싶어요  


그렇게 발견한 인사이트는


➜ 사람들은 잘쓰지 않는 물건을 처분하기 위해 중고거래를 한다
➜ 중고거래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있다
➜ 상품의 품질과 사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거래 장소가 먼 경우 싫어한다




고객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 


앞서 페르소나 분석을 통해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그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사업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고객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와 고객 가치 사슬(CVC) 프레임 워크를 활용해보겠습니다.


먼저, 고객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가 무엇인지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고객 여정 지도란 특정 상황에서 문제를 겪고, 서비스를 검색, 이용하는 과정을 거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일련의 지도처럼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 지도를 통해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지도에서 오르막 내리막을 통해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가 성사되면 가치(+)를 느끼지만, 거래가 불발되는 등 불쾌한 경험을 할 때 가치는 마이너스(-)가 됩니다. 


이때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3종류로 분류됩니다.

고객 가치 창출(+) :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제품, 서비스, 감정 개선 등)

고객 대가 지불(-) :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기 위해 추가하는 활동(가격, 광고 보기 등)

고객 가치 잠식(-) : 가치를 창출하지도,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지도 않는 활동(대기시간, 이동거리 등)


중고거래의 고객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는 아래와 같습니다. 상단 'Happy' 부분은 고객 가치가 창출된 부분이고, 아래 'Unhappy' 부분은 고객 대가 지불했거나 고객 가치 잠식된 부분입니다. 

고객 여정 지도




고객 가치 사슬(Customer Value Chain)


중고거래 고객 여정 지도 위에서 확인한 단계별로 고객가치를 정리 해보겠습니다.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고객가치를 정리하면 전체 고객 가치 사슬(CVC)에서 어떤 사업가치가 창출 가능한지 알 수 있습니다.


고객 가치 사슬(CVC)


고객 가치 사슬(CVC)을 표로 정리해 보니 고객들은 물건을 발견하더라도 거래가 완료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고객 가치가 잠식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잦은 거래 실패(거래사기, 갑자기 사라짐, 정보 불일치 등)는 중고거래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었죠. 반면, 키워드 알람, 물건 발견, 물건 저장 등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 때 고객 가치가 창출되었는데, 특히 원하는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했을 때 가장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이제 처음 설정한 가설로 되돌아 가보겠습니다. 실제 서비스가 확장되어 판교 주민들이 당근마켓에서 중고거래를 하면 '상호 신뢰'와 '가까운 거리'가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이 가치들은 중고거래 고객 가치 사슬에서 잦은 거래 실패(고객 대가 지불)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나아가 장소 이동(고객 가치 잠식)을 최소화 하여 궁극적으로 고객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하게 됩니다. 당근마켓의 서비스 확장은 판교 주민들의 고객가치를 증가시키고, 거래를 활성화시켜 사업 가치를 창출할 것입니다. 


1. 이웃 간 중고거래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에 실패 건수가 줄어들 것이다.

➜ 고객들은 서로 같은 지역에 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높은 신뢰와 책임을 갖고 거래에 임했습니다. 이로인해 거래 실패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2. 고객들은 가까운 장소에서 하는 거래를 더 선호할 것이다.

➜ 고객들은 가까운 장소에서의 거래를 더욱 쉽다고 느꼈습니다. 먼 거리 거래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자 거래가 증가했습니다.


순서
1. 고객가설 설정 (서비스 확장이 어떤 고객가치를 줄 수 있는지)
2. 페르소나 설정 (어떤 고객들을 대상으로 잠재고객을 분석할지)
3. 고객 여정 지도 그리기 (해당 페르소나를 갖는 고객이 중고거래시 어떤 경험, 가치를 느끼는지)
4. 고객 가치 사슬 (고객 여정의 어느 단계에서 고객 가치를 증가시킬지)
5. 고객가설 유효성 확인



중고거래는 개인 간 거래였기 때문에 실패의 확률이 높았습니다. 고객 가치 사슬(CVC)에서 가장 큰 Pain Point 인 거래실패에 대한 걱정과 불편함으로 중고거래 시 창출되는 거래 못지 않게 상쇄되거나 잠식되는 가치가 더 큰 편이었습니다. 당근마켓은 '가까운 이웃' 간 중고거래에 집중함으로써 고객 가치 사슬(CVC)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가까운 거래'를 만들었습니다. 당근마켓은 고객 가치 사슬(CVC)에서 가치 창출(+)은 높이고, 대가 지불(-)은 낮추는 방식으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준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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