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9기] UX
한 달에 한 번 정도 그린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린카는 2009년 설립되어 2011년도부터 카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 KT렌탈에 인수되었고, 2016년 롯데가 KT렌탈을 인수하여 롯데의 계열사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개인적인 그린카 이용경험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카쉐어링은 사용한 시간만큼 이용금액을 지불하고 차량을 이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차가 없는 상황에서 택시보다 경제적인 교통수단으로 그린카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다음 두 개의 상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1. 갑작스럽게 이동해야 하는데 차가 없을 때
2. 지방 출장 갈 때
첫 번째 경우는 예기치 못한 이동 상황에서 차량이 없을 경우 였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인 만큼 이동시간까지 고려해보면 전철, 택시보다 그린카가 경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경우는 출장에서 그린카를 이용했을 때 입니다. 지방 출장의 경우 기차를 타고 내린 곳에서 렌트를 하기 쉬워 편리했습니다. 두 가지 상황에서 중요했던 건 급한 상황에서도 빠르고 매끄러운 이용경험이었습니다. 검색부터 예약, 이용, 반납까지 전 과정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야 편리하다고 느껴 다음 번에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이용이 부자연스럽거나 불편하면 고객들은 이탈하여 다른 서비스로 옮겨 갈 수 있습니다. '매끄러운 이용경험'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1. 좋은 사용 경험
- 지도에 한눈에 쉽게, 실시간 차량 대수 확인 가능
- 편도 운행 가능
- 스마트키로 문을 열거나 잠금 가능
2. 아쉬운 사용 경험
- 검색창과 이벤트 안내 박스의 헷갈리는 위치
- '어디에서 출발하세요?' 검색창 아래 장소와 무관한 추천 검색어 표기
- 시간 설정과 차량 종류 필터가 바로 눈에 띄지 않고, 지역 검색 > 차량 선택 > 시간 선택의 깊이(depth)까지 들어가야 한다.
카쉐어링은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는 이동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제공되는 이동 경험이 훌륭할 때 즉, '매끄러운 이동 경험'일 때 그린카의 핵심 가치가 제대로 전달됩니다.
먼저, '이동 경험' 자체를 살펴보겠습니다.
글에서 주목한 고객집단에게 이동 경험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물론, 서울 외곽으로 드라이빙을 즐길 경우 이동경험은 목적이 됩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급한 상황 및 업무 목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에게 이동경험은 목적이 아닌 수단입니다. 이런 고객들은 이동 경험을 통해 목적지에 빠르게 혹은 편리하게 도달하기 위해서 그린카를 이용합니다. 당연히 이동 경험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쉽고 빠르게 목적에 다다르는 지가 중요해 집니다.
만약, App 다운로드, 회원가입에서 삐그덕 거리거나 차량 예약, 이용이 어렵거나 복잡할 때 사용자들은 고민하지 않고 이탈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특히 시장에 강력한 경쟁사 쏘카가 있을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죠.
그렇다면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동 경험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누구일까요?
특정 상황에서 차량이 없거나 아예 차량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2021년 9월 그린카 데이터랩 통계(위 통계자료)에 따르면 21년 8월 이용자 중 20대가 62.9%로 2018년 42.7%보다 20.2% 증가했고, 20대 이용자도 608만 명으로 2018년보다 322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2019년 대비 2020년 가장 크게 증가한 그린카 이용패턴은 '단순이동'이었습니다. 여행, 데이트, 쇼핑이 아닌 도착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겁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보면 그린카 이용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은 다음과 같이 특징을 갖습니다.
• 20대 30대
• 단순이동을 목적으로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
이런 고객의 이용 경험(UX)을 위해 그린카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해보았습니다.
앞서 개인적으로 정리해본 아쉬운 UX를 활용해보았습니다. 그린카 App의 첫 사용은 불편했습니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여정 지도를 통해 아쉬운 UX가 어느 단계에서 불편을 초래하는지 보면, 아쉬운 UX는 '검색 및 예약' 단계에서 일어났습니다.
<아쉬운 UX>
① 검색창과 이벤트 안내 박스의 헷갈린 위치
② '어디에서 출발하세요?' 검색창 아래 장소와 무관한 추천 검색어 표기
③ 시간 설정과 차량 종류 필터가 바로 눈에 띄지 않고, 지역 검색 > 차량 선택 > 시간 선택의 깊이(depth)까지 들어가야 한다.
매끄러운 이동경험을 방해했던 아쉬운 UX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지도 검색(그림1-1,1-2)은 맨 처음 앱에 접속하면 예약을 위해 행하는 첫 번째 행위입니다. 차량을 이용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 활동이며 시간적으로도 가장 빠른 단계입니다. 하지만 검색창 자체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 불편하고 짜증이 날 수 있습니다. 제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메뉴 옆에 있는 이벤트 바였습니다. 습관처럼 이벤트바를 검색창인 줄 알고 클릭했고, 원하지 않는 페이지로 이동했었습니다. 반면에 쏘카는 직관적으로 검색을 어디서 해야할지 눈에 띄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서비스에 대한 첫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2. 차량 대여할 지역을 검색했으면, 시간과 차량(그림3)이 중요합니다. 지역 검색 후 실시간 대여 가능 차량 수가 적힌 맵마커(map-marker)를 클릭하면 차량 리스트가 보입니다. 차량을 더 보기 위해 리스트를 위로 올리면 리스트 위에 시간 버튼이 뜹니다. 이를 클릭하면 시간을 변경할 수 있는데 변경하면 대여 시간이 변경되었다며 다시 지도로 돌아갑니다... 이런 쳇바퀴 도는 느낌. '처음부터 시간을 정하게 해주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또 고객을 이탈 시킬 수 있습니다.
3. 마지막 아쉬운 UX는 검색창을 클릭했을 때 보이는 페이지(그림2)입니다. 분명 '어디에서 출발하세요?' 물어보면서 아래 키워드는 기아차, 특가, 신규, 신차가 있습니다. 클릭해본다고 잘못되는 건 아니지만 끈금없는 키워드로 순간 의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행여라도 이걸 클릭했다면 특정 지역 검색을 원했던 나의 고객 여정에 또 다른 '가치 잠식' 구간이 발생했을 것입니다.
그린카는 이동경험을 핵심 가치로 제공합니다. 이때 이동경험은 고객의 입장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닌 특정 목적지 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편리하기 위해 이용하는 수단입니다. 따라서 수단으로서 이동 경험은 고객들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도록 해선 안됩니다.
UX는 사용자의 경험, 행동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미지 Image
텍스트 Text
흐름 Flow
1. 이미지는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과 불만을 해소시켜 줍니다. 우버(Uber)의 운전자 실시간 위치를 승객에게 보여주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2. 텍스트는 고객입장에서 모호한 사항을 확실하게 만들어 줍니다. 토스(Toss)는 고객의 고민과 행동을 예상하고 섬세하게 알려주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3. 흐름은 고객이 발견할 수 있는 지면을 확장시킴으로써 체류시간을 늘리는 기능을 갖습니다. 잘 설계된 흐름은 고객들이 끊김없이 서비스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그린카에도 이러한 세가지 요소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세 가지 요소 중 가장 주요하게 적용된 것은 이미지입니다. 대표적인 기능은 지도에 실시간 대여가능차량 수를 숫자로 표시한 맵마커(map-marker)입니다. 특정 맵마커를 클릭해보지 않아도 몇 대가 예약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UX 측면에서 봤을 때 고객들이 클릭으로 다른 페이지로 이동했다가, 원하지 않는 결과로 돌아오는 번거로움을 없앤 UX를 고려한 기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