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1편 11절
시편 81편 11절.
내 백성이 내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이스라엘이 나를 원치 아니하였도다.
‘나‘를 원치 아니하였도다.
내가 진정 바라는 것이 하나님 한 분일 때가 있었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단 한 번도 그런적 없었다. 내가 바라고, 원했던 하나님은,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 나를 힘주시는 하나님, 내 뜻대로 해주실 하나님들 범벅이지 내 마음속에 정말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순수한 갈망이 들어섰던 적은 없었다.
노아를 묵상해본다. 당장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고, 나에게 좋을 것 하나 없는, 오히려 모두에게 조롱 당하며 바보취급이나 받는 자리에서 오랜시간 말씀대로 준행했던 사람.
그는 어떻게 순종할 수 있었을까.
매일매일 배를 짓고, 또 짓는 노아를 찾아가 물어보고 싶다. 즐겁냐고, 수치스럽지 않냐고.
그럼 노아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올 것 같다.
즐겁냐고, 너는 지금 수치스럽지 않냐고.
수치심, 그것은 벌거벗은 아담과 하와로 대표된다. 정말 부끄러운 것은 하나님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없는, 하나님을 바라지 않는 내 마음이다.
수풀 속에 숨어있는 내 모습. 기도의 자리로, 예배의 자리로 나아가길 꺼리는 내 모습.
하나님과 거리를 좁힐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멀찍이서 섬처럼 배회하고 있는 내 마음은 무엇인가.
모든 실체는 두려움었다는 걸, 또다시 깨닫는다.
두려움을 등에 이고 나가 하나님 앞에 우르르 쏟아놔야 한다. 실체에 기생한 모든 걱정들을 자루에서 쏟아놓고 치우고, 치우고, 뜯고, 찢으며 이게 다 뭐냐고, 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냐고, 그와 함께하는 자리에서 질문을 던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