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땡땡 Apr 03. 2018

그래서 그토록 안기고 싶었구나

가슴이 아름다운 멋진, 그 남자

나 어때? 

괜찮아?

이런 스타일 좋아할까?

다시 봐봐 괜찮지? 아닌가? 별로라고 하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이런 고민을 여자인 친구들이 아닌 남자 사람 친구에 꽤나 많이 들어왔습니다. 어릴 땐 몰랐습니다. 남자들의 연애가 이토록 섬세할 줄은요. 상남자, 마초, 진짜 사나이들은 어디 가고 지지배배들보다 더 지지배배한 아름다운 남자들이 이토록 많은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리를 만지고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고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기억을 되짚어보고 옷을 고쳐 입고 좋아한다는 향을 온몸에 휘감는 이 모습에서 여자와 같은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남자니까 여자보다 신경 쓰지 않고 섬세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완벽히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들의 난리법석 준비 시간이 단순한 치장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은 열정을 다해 멋짐 폭발하고픈 그들의 노력에 딱! 맞는 영화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눈코입이 아니라, 그가 가진 가장 잘생긴, 그의 아름다운 마음을 들여다보는 영화 2015년 작 <뷰티 인사이드>입니다. 

<뷰티인사이드> 포스터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볼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우진, 그리고 우진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이수, 이 두 사람의 로맨스이지만 단순히 로맨스만 다룬 영화는 아닙니다. 본능적으로 아름답고 멋진 것에 이끌리는 우리의 마음에 도가 지나치는(?) 요즘 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적 이슈를 영화 속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통한 우진과 이수의 로맨스를 잘 펼쳐놓은 영화입니다. 우진의 많은 역할을 위해 너무나 많은 배우가 출연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배우들의 캐릭터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또한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들여다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 바로 주인공 '우진'의 패션입니다. 이수의 마음을 훔치고자 멋진 모습을 매일매일 갈망하는 오늘의 모든 '우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길 바랍니다.

첫 번째 우진은 지적이면서도 깔끔한 가구 디자이너 알렉스의 모습을 참 정교하게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알렉스가 만드는 가구들이 영화 중간중간 소개가 되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직선 라인과 작은 부분 세심하게 들어가는 곡선의 조화, 고객의 니즈도 잊지 않는 섬세함이 우진이라는 사람 자체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배우 이범수 씨의 패션에도 우진의 성격이 많이 담겨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네이비 재킷으로 차분하면서도 직선 라인으로 떨어지는 재킷의 디자인에 쿨그레이 니트와 위로 살짝 칼라만 세워 올려 전체적인 컬러의 분위기가 잘 맞아떨어집니다. 다소 차가 워 보일 수 있는 디자인과 컬러를 둥근 안경으로 조금 부드러우면서도 디자이너라는 감각적인 직업의 소유자임을 살짝 표현하려 한 포인트가 돋보입니다. 영화 속 우진을 잘 표현한 캐릭터 중 하나이겠지요.

영화 속 우진은 박서준 씨의 모습이 그리도 좋았는지 만발의 준비 끝에 이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이틀 밤을 새워가며 이수와의 짧은 데이트를 통해 행복해합니다. 연령대가 2-30대를 타겟으로 하는 우진의 모습이기에 패션에도 조금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진이라는 캐릭터는 화려한 캐릭터는 아니기에 깔끔하고 심플한 아이템을 즐기는 캐릭터임은 확실한 듯합니다. 이번에는 캐주얼한 룩으로 블랙 니트에 데님을 매치하고 포인트로 머스터드 컬러의 재킷을 매치하고 스니커즈를 신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디자이너다 보니 정적인 룩보다도 캐주얼한 룩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우진의 캐릭터는 심플하지만 분명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이 꼭 한 가지씩 매치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 전체적으로 깔끔한 패션을 즐기신다면, 우진처럼 포인트가 될 만한 아이템이나 컬러를 매치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후 갈등이 생기는 부분에서는 배우 이동욱 씨가 출연을 했습니다. 이동욱 씨의 의상은 2번 정도 참고할 수가 있습니다. 왼쪽 포스터에서처럼 심플한 니트웨어에 그레이 컬러의 슈트 팬츠로 깔끔하게 표현한 씬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이범수 씨의 우진처럼 니트웨어 안에 같은 컬러의 셔츠를 매치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컬러의 포인트가 아닌 코트의 넓은 칼라가 돋보이는 의상이었습니다. 좀 더 부드러운 우진의 캐릭터를 더욱 잘 표현해주는 의상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갈등이 고조되면서 캐릭터의 전체적인 패션에서도 초반과 달리 컬러에서 채도가 낮아지고 차분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씬이 길지 않아 의상에 대한 표현 비중이 작지만, 이수에게 몰래 다가가 손을 잡다 놀란 이수와 약간의 마찰이 생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역시나 컬러톤은 전체적으로 무채색 계열과 톤 다운된 의상들로 매치했고, 코트 속에 네이비 컬러의 머플러를 매치해 강한 인상을 가진 서강준 씨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진 모습입니다. 물론 헤어스타일 역시 한 몫했죠. 우진의 헤어스타일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소 내성적이기도 한 부드러운 남자인 우진을 표현하기 위해 남자 배우들은 앞머리를 내리고 차분한 헤어스타일을 대부분 보여주는 것이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우진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화려한 스타일링 아닌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가장 좋은 대표적인 헤어 스타일 총집합이었지요. 

부드러운 남자 하면 떠오르는 남자 배우 유연석 씨가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했었지요. 서글서글하게 웃는 그의 모습 또한 우진을 표현하기에 적격이었습니다. 우진과 이수 사이의 많은 어려움 끝에 이수는 우진의 매일 바뀌는 얼굴이 아닌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깨닫고 우진을 찾아갑니다. 찾아갔을 때 마주하는 얼굴이 유연석 씨의 장면입니다. 역시나 작업에 매진하던 우진은 화이트톤의 짜임이 굵은 니트와 가죽 소재의 작업용 앞치마를 두른 채 마주하게 됩니다. 이후 거리를 걸으며 데이트하는 모습에서도 화이트 셔츠와 밝은 그레이 니트웨어를 착용하고 네이비 컬러의 코트로 '우진 룩'을 완성합니다. 물론 고민이 해결되는 시점이라 밝은 톤으로 좀 더 화사하고 밝게 표현된 점도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이 장면은 빠지면 너무나 섭섭할 듯합니다. 이 영화에 빠지면 안 될 장면이자 남성분에게도 빠지면 안 될 장면입니다. 여자의 변신만 무죄는 아닙니다. 남자의 변신도 무죄입니다. 파티장의 모든 여자들의 마음을 심쿵 하게 한 우진의 등장 아니겠습니다. 말끔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오는 남자는 사실 누구든 멋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진은 이 날만을 기다렸을까요. 빛나는 이수를 더욱 빛나게 해주기 위해 힘 잔뜩 주고 나타났습니다. 화이트 셔츠에 차분한 그레이 슈트를 차려입고 아주 센스 있는 도트 패턴의 타이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헤어도 이마를 드러낸 시원하면서도 도시적인 남성미 뚝뚝 흐르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한 번도 볼 수 없던 우진의 모습이기도 했지요. 파티장 속 여성들과 이수의 마음만 흔들어놓은 게 아닌,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까지 흔들었으니 우진의 센스가 완전 통! 했습니다.



마음에 들어할까 들어하지 않으면 어쩔까 고민하는 모습과 누군가의 마음속에 자리하고픈 당신의 마음이 벌써 멋짐이 가득합니다. 눈코입이 조각 이어도 키가 하늘에 닿을 듯 커도 당신의 가슴이 아름답지 못하다면, 우리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가슴 벅찬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위한 당신의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당신의 어떤 모습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연애를 하다 보면 언젠가 이 사람이 이렇게 예뻤구나, 이 사람이 이렇게 멋졌구나 하는 순간이 문득 올 때가 있습니다. 눈으로 본 상대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상대에게 찾아오는 문득이지요. 그 문득의 순간은 얼마나 설레는 찰나인지.


걱정하지 마세요. 

나를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을 보았으니 그보다 더 멋진 것이 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감히, 꿈 꾸어라 , 발칙하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