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갈피에 관하여, 다만, 지극히 주관적인

반대하는 힘이 한 사람의 진짜 힘이야; 정혜윤(2023)

by 박독자

[본질에 관하여]


사람들은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모두들 MBTI와 같은 성격유형 검사나 점술에 매달렸고 서둘러 자기자신과 타인을 이해했다.

"응, 내가 그래서 그렇다는 군."

“네가 그래서 그래."


어디에 있든지

자신의 길을 갈 방법이 있다고 여전히 믿던 여자.


우리의 상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보다

할 힘이 없는 것에 더 가까웠다.


다들 삶이 힘들어.

굳이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로 너와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해서 좋은 일이 뭐가 있어?


<추방당한 왕후>에서 나를 건드린 건 바로

이 문장이었다.

'이와 같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것이 내가 인생에서 진짜로 원하는 것임을,

내 전재산을 바꿔서라도 얻고 싶은 단 하나의 것임을

이 문장으로 알았다.


[사랑에 관하여]


“너를 말하려면 네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말하라."


어떤 사랑은 이 세상의 많은 일들에 반대하게 만들어.

반대하는 힘이 한 사람의 진짜 힘이야.

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기꺼이 반대자가 될거야.

사랑해.


그러니 기러기들아.

고니들아.

너희들이 제아무리 위기에 처해도 나에게 애원하지마.

아무것도.


그때 사랑해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미래에 우리는 어떤 인간이 돼 있을까?

어떤 인간들과 같이 살게 될까?

”어떤 인간일 거라 생각해?"

무사는 현재도 외롭고, 그리고 미래에도

변함없이 외로울 것을 아는 사람 특유의 초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외면하는 인간"


[환경에 관하여]


그해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 직후 나는

우포늪에 갔다.


감염자가 있다고 3킬로미터 이내의

인간을 모두 죽일 수 있습니까?


그중 잊을 수 없는 것은

기러기가 수생식물의 뿌리를 먹는 소리, 그리고

고니가 수중 질주를 하는 탁-탁-탁 소리였다.

무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한 소리였다.


나는 지금이 위기 상황인 줄도 모르는 사람과는

더이상 잘 수 없어!

(중략)

, 빨대를 쓰는 사람과는 더 이상 함께 잘 수 없어.


[악수 장례식에 관하여]


'코로나 시절, 인간의 역사에서 악수가 사라졌다!'

그녀는 이렇게 쓴 현수막을 걸고 그 앞에서

악수 장례식이라는 퍼포먼스를 헀다.

그녀는 내 짐작이 맞다면 2019년도, 총리도 참석한

아이슬란드의 오크예퀴들(Okjokull) 빙하 장례식

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빙하 밑에 추모판이 부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