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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우종 Jul 16. 2019

#2 창고의 눅눅한 향기처럼

커다란 숲의 기억들 속에서 작은돌은 사랑을 느끼곤 했다  

창고의 눅눅한 향기처럼

<창고의 눅눅한 향기처럼>


커다란 숲과 작은 돌이 사는 집 지하에는 조그마한 창고가 있다.

작은 돌은 가끔 그곳에서 하루 종일 놀곤 한다.

작은 돌이 하루 종일 보이지 않는 날에는 그곳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커다란 숲은 그곳에 사랑했었던 것들을 심어두었다. 

하늘을 날았던 기억들,  명예로웠던 순간들, 이제는 어딘지 기억도 나질 않는 장소의 지도 

커다란 숲은 그저 과거의 향기를 가득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 




작은 돌은 창고 속 

물건들이 뭔지는 몰라도 커다란 숲이 그 물건들을 아끼는 이유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작은 돌 역시 커다란 숲의 향기가 가득한 창고가 좋았기 때문이다. 




작은 돌은 오늘도 신나게 놀았다.

무엇인지 모르는 물건들 속에서, 

커다란 숲의 따뜻하고 눅눅한 사랑 속에서 말이다.

작은 돌은 그런 할아버지의 눅눅한 창고 향기를 사랑한다.





<#2를 마치며>


오랜만에 혼자 사시는 할아버님을 뵈러 갔습니다.

학기 중이라서 두 달 만에 뵌 할아버지는 저를 참 그리워하셨습니다.

혼자 사시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끔 술에 취한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으면서 걱정도 참 많이 했었습니다.


오랜만에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간 순간, 멈칫했습니다.

이전 할아버지께서 회기에 사실 때 다락방에서 맡았던 눅눅한 사진들의 향기가 집안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는 과거 자신이 아랍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사진들

명예 회사원이 되셔서 받으신 표창장 , 나라에서 준 참전용사 메달 등 

가득히 자신의 추억을 손수건으로 닦아서 전시해두셨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저에게 소개해주셨습니다.


할아버지가 그렇게 신나게 이야기하시는걸 27년 만에 처음 봤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이야기들이었지만,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은 제게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사탕을 먹기 위해서 올라간 다락방에 올라갔습니다.

그곳에서 본 물건들, 자연스럽게 느꼈던 창고의 눅눅한 향기, 무엇인지도 모르는 물건들 

시간이 꽤 지났지만, 그때 본  할아버지가 물건들을 소개받게 돼서 기뻤습니다.

할아버지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느끼지 못할 익숙함 들이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전해보고 싶어 그림과 글을 써봅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instagram Gillgae

E-mail bluesa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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