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매거진을 시작하며>
어딘지도 모를 숲속, 커다란 숲에 작은 손주와 커다란 손을 가진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그 손주에 대한 사정은 알 수 없으나, 둘은 확실히 함께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사냥꾼이었고, 아이는 6~7살쯤 되어 보였다.
할아버지는 묵직한 눈을 가지고 있었지만, 누구보다 숲을 사랑했고, 아이는 할아버지를 닮아가는 중이었다.
앞으로 보여질 그들의 모습은
그들이 세상을 걷는 모습들이다. 조금은 우리와 닮았을 수도 있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는 아이처럼말이다. 이 그림들로 읽어주시는 지치거나 쓰러져있는 여러분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하고 싶다.
검은 장막 숲, 사냥을 마친 노인은 어둠속을 걷고 있다. 눈은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노인은 아이를 데리고 나올 생각이 없었다, 다만 아이가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하고 자신을 기다리는게 미안했다. 처음에는 거센 눈과 바람의 장난으로 아이가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는 눈보라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넓은 등에서 잠이 들어있었다.
노인은 눈보라에 맞서면서 걷고 있지 않았다. 조금은 유쾌한 발걸음으로, 혹은 뜨거운 그의 발바닥으로 눈을 꾸욱 꾸욱 눌러가며 올라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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