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는 3배였지만 거절했다.
연말이라 행사 하나가 간절한 시기다. 재즈 트리오 구성으로 특정 장르의 단순 반주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편곡의 자유도 없이 기계적인 연주만 필요로 했다. 고민 끝에 하지 않기로 했다.
약 100명의 뮤지션을 인터뷰하며 배운 게 있다. 오래 버티는 사람들은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선에서만 타협한다. 당장의 수익보다 팀의 정체성을 지키는 게 장기적인 생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내가 즐겁지 않은 연주는 관객도 금방 알아챈다.
물론 전화를 끊고 나서 통장 잔고를 보며 잠시 멍해지긴 했다. 현실과 자존심 사이, 어디쯤에서 타협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