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연주한 재즈바는 유독 소란스러웠다. 와인잔 부딪히는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가 피아노 소리를 덮을 정도였다. 보통 이런 날은 배경음악 역할에 충실하자고 마음먹는다. 멘탈을 지키는 세션 연주자의 생존 방식이다.
발라드 곡의 솔로 파트에 들어갔을 때였다. 공기의 흐름이 바뀌는 게 느껴졌다. 시끄럽던 소음이 뚝 끊기고 무거운 정적이 공간을 채웠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던 말을 멈추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연주자에게 가장 큰 보상은 박수갈채라고들 한다. 현장에서 느껴보면 조금 다르다. 누군가의 시간을 멈춰 세운 그 찰나의 정적이야말로 진짜 보상 아닐까. 이 맛에 음악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여러분도 연주하다가 이런 순간을 마주한 적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