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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 Feb 05. 2020

글과 삶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삶


내게 '글'은 '삶'이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래로 글을 읽으며 삶을 알아가고, 글을 쓰며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글이 삶을 빚어내고 있는 전부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서 읽고 쓰는 행위를 지속하는 것은 나 자신의 소명이다.


좋은 글을 자주 접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글을 읽고 쓰냐에 따라 그날의 행동이 결정되고, 정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좋은 글이 곧 좋은 삶을 이끈다. 삶이 어려울수록 글을 찾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 속의 어떤 문장은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고, 때때로 파도가 되어 몸 전체에 깊은 울림으로 흐른다. 한 인간의 영혼에 깃들고, 내면을 떨게 만드는 글의 힘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좋은 글은 언제나 단순하지만 아름답다. 거창함이라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떠한 메시지를 담고 싶은지 명확히 알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독자로 하여금 사고(思考)의 여백을 참 적당히도 남겨둔다.


좋은 작가들의 이름이 머릿속에 차례로 스친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최영미 씨와, '빈자의 미학'을 외친 건축가 승효상 씨, '일간 이슬아' 신드롬(현대문학사에 독보적인 존재로 기록될)의 이슬아 씨. 이분들의 글은 담담히 일상을 말하고, 담백히 신념을 전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에서 웃음이 톡 터지고, 눈물이 왱 맺힌다.


나의 삶을 빚어내는 글에게 감사하다 보니, 커다란 꿈을 가지게 됐다. 좋은 글을 읽으며, 나도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만,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는 너무 너무 어렵다.


나는 과연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리고 인생에서 전업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갈 기회가 올까? 지금은 너무나 요원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생각만 해도 뒷머리가 아려온다.


50대, 60대가 되어 이뤄져도 좋은 숙원이니,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나의 진짜 꿈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진정한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당장의 현실에서 헤매는 내가, 조금은 단순하고 가벼워질 수 있기를. 무엇보다 묵묵히 써 내려갈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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