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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건우 Apr 07. 2018

잉글랜드 은행,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잉글랜드 은행,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2000년 전의 중국이든 1000년 전의 유럽이든 국왕은 줄곧 국가의 최고 통치자였고, 국왕에게 충성하는 것은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17세기에 들어 피를 흘리지 않은 한차례의 혁명이 커다란 정치 개혁을 초래했다. 이후 국왕은 절대 권력자,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권한 자, 법률 제정자의 지위를 잃었다. 국가의 대사는 의회에서 결정했고, 모든 권력은 헌법의 속박을 받았다. 이 혁명은 1688년 영국에서 일어난 명예혁명(Glorious Revolution)이다.
  
명예혁명 이후 징세 권한이 의회로 넘어가자 영국 정부에 대한 자본 시장의 평가가 더 좋아졌다. 이 때문에 당시 계속 돈을 빌려 쓸 필요가 있었던 영국은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었다.
  
명예혁명이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은 약 300년 동안 지속되었고, 화폐의 운명은 이 개혁과 함께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누가 화폐의 발행권을 가져야 할까? 만약 전쟁이나 다른 불가항력으로 국가에 돈이 필요하면 누가 돈을 빌려줘야 할까?
  
1694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윌리엄 패터슨은 정부가 주주제 은행을 설립해 은행은 자금을 모아서 정부에 대출해주고, 정부는 이 은행에 화폐 등을 발행할 수 있는 특권을 줄 것을 영국 국왕에게 제의했다.
  
전쟁 기간에 정부는 전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것이 잉글랜드 은행이 탄생하게 된 이유다. 처음에 잉글랜드은행은 독점적 은행이 아니었다. 원래는 지금의 상업은행처럼 개인 기구였지만 서서히 영국 유일의 화폐 발행기 구로 발전했다.
  
런던의 중심에 위치한 스레드니들 거리(Threadneedle Srteet)에는 ‘스레드니들가의 노부인’이라는 애칭이 붙은 오래된 건축물이 있다. 이 건축물은 1694년 7월 27일 잉글랜드 의회가 설립한 주주제 은행 이자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이다.
  
잉글랜드은행은 설립되고 12일 만에 120만 파운드를 모았고, 이후 8%의 연이율로 영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었다. 이 대출금의 절반은 영국 해군의 재건에 쓰였다. 잉글랜드은행은 전문적으로 정부에 서비스하는 은행이 되어 정부의 국채 발행을 도왔고, 영국 경제의 성장과 해외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815년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자 영국 정부의 국채는 1,200만 파운드에서 8억 5,000만 파운드로 늘어났다. 영국 정부의 국채는 거의 잉글랜드은행에서 발행되었다. 잉글랜드은행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자 사람들은 이 은행에 더 많은 책임을 지우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은행

1825년 영국에 근대사 최초로 경제 위기가 닥쳤다. 1825년에서 1826년 사이 영국에서는 은행 140개가 파산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마치 홍역이 도는 것처럼 은행들이 연이어 문을 닫았다. 사람들이 은행에서 분분히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하자 은행은 외부에 대출을 해 줄 수 없게 되었다.
  
시장과 금융을 연결하는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회전문’이 정지하자 시장은 침체되었고 경제 위기는 한층 더 심각해졌다. 시장의 침체는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현상을 초래하면서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은행의 대출 기피는 시장에서 화폐의 유동성을 감소시켰고, 화폐의 유동성 감소는 경제 위기를 더 격화시켰다.
  
누가 이 악순환을 해결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잉글랜드은행이 사업은행의 은행이 되어 상업은행에 대출해주면 어떨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은행이 최후의 대출인이 되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잉글랜드은행이 최후의 대출인이 되게 하려면 유일하게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특권을 줘야 했다. 1844년 7월 29일 영국 의회는 은행 특허 조례를 통과시켰다. 은행 특허 조례는 잉글랜드은행 외에 영국의 다른 은행은 신화폐를 발행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생각할 때 처음의 잉글랜드은행은 중앙은행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200년 뒤인 19세기 중엽에 잉글랜드은행은 중앙은행이 되어 환율과 자본을 관리하고 금융을 안정시켰다.
  
화폐를 왜 발행할까요? 첫째는 화폐 가치의 안정과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서고, 둘째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면 중앙은행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다.
  
19세기에 잉글랜드은행은 중앙은행이 마땅히 해야 하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화폐 발행권이 있었고, 자국의 화폐 가치를 안정시키고 최후의 대출인이 되는 등 거의 모든 기능을 해냈다. 하지만 당시 국가에 중앙은행이 필요한가, 중앙은행이 유일하게 화폐 발행권을 가져야 하는가와 같은 논란은 많은 국가를 곤혹스럽게 했다.
  
  
참고 자료
  
‘화폐 경제 1’, 중국 CCTV 다큐멘터리 <화폐>제작팀, 가나출판사, 2014
  
길건우 자산관리사(rlfrjsd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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