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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건우 Apr 14. 2018

그리스의 부동산 담보 대출

그리스의 부동산 담보 대출
  
  
인류의 금융사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그리스에서도 부동산을 담보로 한 개인대출이 성행했다. 경제사학자들은 중세 때의 ‘모기지(mortgage)'를 이러한 형태의 대출을 의미하는 용어로써 사용했으나 이는 오늘날의 모기지에 대한 법적 정의 및 경제적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아테네인은 담보 대출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용어를 사용했다. 첫째, ’하이포테케(hypotheke)'는 채무불이행이 있을 때까지 담보물의 소유권이 채무자에게 있는 것을 말한다. 둘째, ‘프라시스 에피립세이(prasis epi lysei)'는 조건부 판매로서 물품의 소유권이 판매자에게 있고 판매자의 요청이 있을 시 이를 넘겨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포티메나(apotimena)'는 계약의 이행을 보증하기 위한 담보물의 가치 평가를 의미한다.
  
기원전 500~200년 아티카에는 한계 혹은 경제를 뜻하는 ‘호로이’라는 돌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표시하는 관습이 있었다. 눈에 보이는 호로이 반쪽이 공백으로 남아 있을 때도 있었고 어떤 표시가 돼 있을 때도 있었다. 경계표인 호로이를 함부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가 가해졌다. 이에 관한 자료는 수백 개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 자료를 보면 저당 잡힌 부동산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부동산의 물리적 보유자는 여전히 채무자이기 때문에 채무자의 이름은 표시되지 않았다. 기원전 450년경 미르히너스시는 사원 관리들에게 모든 대출에 대해 채무자의 부동산에 저당을 설정하고 저당 부동산에 대해서는 호로이로 표시를 하라고 지시했다. 호로이 중에서 보기 드물게 담보 계약의 내용이 매우 상세히 드러난 것이 있다. 기원전 300년경 아티카의 호로이가 하나 있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다. “○일에 N과 H는 K한테서 은 5,000드라크마를 빌리면서 토지와 가옥 그리고 지붕에 저당권을 설정한다. N은 K에게 해마다 은 500드라크마를 상환한다.”
  
부동산의 개보수라든지 사업적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등의 생산적 목적에서라기보다 개인적으로 급한 사정이 있는 재산가나 평범한 농민들이 주로 이러한 유형의 대출을 이용했다. 이러한 유형의 부동산담보 대출은 그 기한이 1년 정도로서 장기와 단기의 중간쯤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한이 정해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공공 대출 행위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명이 호로이에 명시되지는 않았다. 주로 개인 대출자들이 이른바 대출 조합을 구성하여 친구들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주었고 때로는 무이자로 대출해 주기도 했다. 호로이는 저당권자인 사원이나 금융 중개인이 작성하는 일종의 대출 계약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참고 자료
  
‘금리의 역사 -제4판 ’, 시드니 호머·리처드 실라, 리딩리더, 2011
  
길건우 자산관리사(rlfrjsd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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