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금형업체를 찾기 전 봐야할 9가지 체크리스트

by 볼트앤너트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지난 콘텐츠 피드백 설문조사에서 ‘좋은 금형 업체를 고르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왜 고민이 되었느냐...하면


고민짤.jpg 흠... 어떻게 적지...?


사실 어떤 고객에게는 양산 후 팔로업까지 해주었던 금형 공장 김사장(간장공장공장장이 생각나네요..)님이 또 어떤 고객의 프로젝트는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해치울 수도 있고, 또 짜장면 잘하는 집의 짬뽕이 무조건 맛있지는 않듯이 모든 제품을 완벽하게 잘하는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즉, 한 금형 업체를 ‘좋다' 혹은 ‘나쁘다’ 중 하나로만 평가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란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여태껏 많은 제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창업자님께서 금형업체를 찾으시기 전 확인해보면 좋은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CheckPoint (1)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떠한가


업체 사장님은 크게 '고객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며, 자주 피드백을 주는 타입'과 '고객에게 발주만 받고자 하는 타입'의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의뢰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초기창업자의 경우 특히 제조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창업자님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계약 전 미팅에서 '의사소통을 참 잘하는 업체구나.'라고 생각했다가 함께 개발을 진행하며 이런 판단이 완전히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초반의 목업까지도 금형업체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목업업체에서 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조금 비쌀지라도, 금형업체를 통해 만들 경우 양산성이 확실히 보장되고, 목업 단계에서의 의사소통을 통해 진짜 금형까지 함께 해도 되는 업체인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CheckPoint (2) 가견적에 대한 설명이 충분한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창업자가 의뢰한 제품의 견적을 '척보면 아는' 금형업체가 좋습니다. 이는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범위견적을 빠르게 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음을 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가견적이 싸다고 무조건 좋은 업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듯 처음에는 만들 수 있다고 했다가 말을 바꾸는 업체들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가견적을 무조건 싸게 내주는 업체보다는 가견적에 대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업체가 좋은 업체 입니다. 예를 들어, 사장님께서 '광택도가 높은 제품에 왜 질이 낮은 금형코어를 쓰면 안되는지', 또 '언더컷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창업자님께 충분히 설명해주신다면 좋은 업체일 확률이 높습니다.


▼ CheckPoint (3) 사장님의 마인드는 어떠한가


보통 제품제조에 처음 도전하는 창업자의 경우 ‘함께 개발한다는 마인드’를 가진 적극적인 사장님과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제 주변에도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어떤 고객이든 열심히 하는 사장님도 계시기는 합니다만,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돈’에 따라 태도를 바꾸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사실 금형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발주자가 앞으로도 계속 양산을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되면 ‘돈을 벌어다 주는’ 이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지요.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MOQ(최소주문수량)가 대체로 굉장히 적고, 양산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사장님들은 흔히 ‘이거 돈 되겠어요??’라는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이는 ‘이 제품은 굳이 신경 써서 만들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생각에서 나온 반응일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유노윤호 대충 레게노.jpg 대충하는 사장님 미워요..


▼ CheckPoint (4) 미팅 간격은 적당한가


처음 미팅을 한 후 후속 미팅을 잡을 때 간격이 너무 늘어지지 않는지 유의해야 합니다. 업체 측에서 다른 중대한 일로 바쁜 것일 수도 있지만, 일을 제 때 수행할 역량과 상황이 안되어서 의도적으로 딜레이를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업체가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의뢰들 중에서 창업자님의 의뢰 우선순위를 낮게 매기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후 개발과정에서도 창업자님께 충분히 신경 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CheckPoint (5) 양산성을 제대로 판단하는가


이전 #진짜 실력 있는 기구설계자를 고르는 ‘3가지’ 방법에서도 말씀 드렸듯 기구설계자 중 양산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를 하는 분들이 많아 금형 단계에서 자주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 지인 중 한 분은 현금 1000만원과 두 달의 시간을 투자해 기구설계를 마쳤지만, 금형업체에게 양산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기구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하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더 최악의 경우는 금형업체에서 금형 비용이 높아지거나 불량품이 많아질 것이 예상됨에도 창업자에게 수정 제안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양산성을 제대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업자에게 유의미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금형업체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 중 하나입니다. 만약 이러한 기본 조차도 잘 해내지 못하는 업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양세바리 기본짤.jpg


▼ CheckPoint (6) 사출, 조립까지 '모두', '제대로' 할 수 있는가


금형업체가 사출까지 같이 할 수 있을 경우가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좋습니다. 금형과 사출을 같이 하는 경우 풍부한 사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형을 설계할 수 있으며, 사출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 금형과 사출이 분리된 경우와 다르게 문제 책임의 소지를 명확히 규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출까지 하는 금형업체의 경우 대부분 협력관계에 있는 조립업체가 있습니다. 사출 단계에서 제품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일부 제품이 있으나 대다수 제품의 경우 인쇄, 조립 및 융착 등 추가 작업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제품의 경우 미팅에서 조립업체와의 업무 방식은 어떠한지, 업무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는지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CheckPoint (7) 승인원을 써주는가(사출까지 가능한 금형업체의 경우)


제 생각에 승인원을 써준다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의 일처리 방식 및 태도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승인원을 써주는 업체의 경우 더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사출물의 품질을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승인원이란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증하겠다는 약속인데, 보통 스타트업과의 계약에서는 굳이 승인원까지는 쓰지 않으려는 업체가 많습니다. 승인원을 먼저 써주겠다고 하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도 요청할 경우 써줄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CheckPoint (8) 업체의 전반적인 관리상태는 어떠한가


업체의 제조 및 업무환경은 업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관리상태가 어떤지 확인을 해보셔야 합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나름의 전략 중 하나는 ‘식사시간에 방문하기’ 입니다. 식사시간에 업체에 방문할 경우 직원분들이 식사 중 나누는 대화를 통해 회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업체에 방문해 미팅을 할 경우 곧바로 사장실 혹은 미팅공간으로 이동하도록 안내 받아 업체의 환경을 충분히 둘러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사장님께 공장을 둘러봐도 되냐고 여쭤보고, 둘러보면서 '장비 관리가 잘되고 있는지', '직원분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제조업체 실사 시 업체의 화장실 위생상태까지 꼼꼼히 점검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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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ckPoint (9) 프로젝트 담당자는 어떤 사람인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금형업체의 경우 사장님이 MOQ 5000개 짜리 금형 프로젝트를 직접 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실제로 고객영업만 하고, 프로젝트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사장님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결국 사장님의 실력이 아닌 프로젝트 담당자의 실력에 따라 업체를 선정해야 합니다. 특히 규모가 큰 업체 일수록 담당자의 경력이 生초짜부터 30년 베테랑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미팅 때 사장님께 ‘프로젝트를 누가 담당할 예정인지’, 또 ‘담당자님의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미팅 후 담당자님의 연락처를 전달받고, 담당자님과 충분히 의사소통을 해보면서 앞서 말씀 드렸던 체크포인트를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금형업체 사장님들과 미팅을 할 때 절대 쫄지 마세요! 당당해지세요!


몇몇 창업자들께서 금형업체 사장님과 처음 미팅을 할 때 제품의 수익성에 대해 자신 없는 태도를 보이고는 하십니다.

“아…이 제품은 아마 2000개 정도는 팔릴 것 같아요.”


위와 같이 이야기 할 경우 베테랑 사장님들은 바로 빈틈을 포착하고는 제조를 하지 않으려 하시거나, 창업자에게 유리하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실 수도 있습니다.



전에 제가 직접 제품을 제조했을 때 금형업체 사장님께

“저희는 이미 업계 1위 대기업과 구두상으로 납품 계약을 마쳤구요, 1년 내로 월 만개 이상 양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며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사장님께서는 있는 그대로 다 믿지 않으셨겠지만, 저의 당당함과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좋은 조건에 발주를 해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저는 업체와의 협상에서 더욱 당당해질 수 있도록 각종 무기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팅에서는 단순히 기술적인 이야기만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 및 발주자의 백그라운드 등 여러 정보가 공유되며, 업체는 이러한 정보를 종합해 견적을 산정합니다. 저는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제품 제조를 하는 지인이 많이 있다는 점과 학벌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업체를 설득했고, 이를 통해 금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드린 금형 업체를 고를 때 참고할만한 9가지 체크리스트와 마지막으로 말씀드렸던 금형업체와의 미팅 태도는 금형 견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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