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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트앤너트 Oct 24. 2021

<제 8장>회로 개발사 용역할때 이것만큼은 주의하라

 첫째로, 회로 개발 용역은 양산 단가와 사이즈를 반드시 고려해야합니다.


 제조 창업자 분들이 회로개발을 의뢰할 때 흔히 생각을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양산 단가와 회로 자체의 사이즈입니다. 보통 제품을 개발할 때 기능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요, 이 부분이 나중에 양산 단계에 진입하였을 때 얼마나 크리티컬한 부분인지 모두가 인지를 하시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A기능도 넣고 B기능도 넣고 C기능도 넣고 싶지만, 우리의 제품 사이즈에는 한계가 있고, 우리에게 할당된 예산도 한정적이니까요!


 특정 제품 원가의 70%가 회로 부품의 가격인 제품이 존재할만큼, 사실 전자제품에서 회로가 차지하는 원가 비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앞선 장들에서 언급했듯이 회로 부품의 성능에 따라 가격은 굉장히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제품에 가장 적합한 성능의 부품을 수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로의 최대 사이즈는 개발 전 기구설계자와 함께 미리 정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한가지 비유를 하자면, 이사가는 집에 우리의 짐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사가는 집은 제품설계, 즉 기구설계 단계에서 설계한 빈공간이며, 우리의 짐은 회로입니다. 회로기판은 보통 설계한 제품의 빈공간에 들어갑니다. 이 때문에 회로의 최대 사이즈는 제품의 빈공간을 설정하는 기구설계자와 함께 논의가 되어야 하며, 만약 사이즈를 제대로 정하지 않아서 설계가 진행된다면 추후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


 설계한 제품의 빈 공간이 5인데 회로 기판이 10이면 그 제품의 설계는 잘못된 것이겠죠. 운이 좋으면 회로 사이즈만 조금 줄이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십중팔구 디자인, 회로설계 그리고 기구설계까지 모든 개발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무선충전기 제품을 개발하던 중 이야기입니다. 고객은 굉장히 얇은 제품 두께를 유지하기를 원했지만, 하지만 그 두께는 회로의 물리적인 최수 두께보다 얇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디자인일수도 있었습니다. 두꺼워지는 만큼 디자인이 안좋아지고 심미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로가 들어가는 특정 부분만 두껍게 만드는 방식으로 소통하여 설계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회로의 사이즈 때문에 디자인과 기구설계가 고쳐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 개발건의 경우 디자인, 기구설계, 그리고 회로설계가 하나의 업체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고객과의 조율만 원만하게 진행하면 되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디자인,기구설계,회로설계 모두 다른 업체에서 개발하였다면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자인,기구설계,회로설계는 모두 연계된 활동이고, 책임소재를 묻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불어 비용, 시간 그리고 인력 등 많은 리소스까지 소모됩니다.


 제품 개발을 할때는 사람을 볼때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의 겉면의 디자인만 보지 마시고 꼭 그 이면의 속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둘째, 데이터를 이관하지 않는 회로 개발사와는 계약하지 말아야합니다.


 현재 우리는 회로 개발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최소한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회로 개발은 초기 제조창업자가 혼자 진행하기는 제한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초기 창업자가 용역업체와 함께 회로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로 개발 업체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필자는 회로 개발 업체를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용역업체가 개발한 우리 제품의 부품리스트, Art work, gover file, 펌웨어 등의 데이터를 모두 이관하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당연히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우리 개발에 대한 용역을 맡기면 개발자로부터 모든 파일을 이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해당 데이터를 이관하지 않는 것은 용역개발업체들의 관행적인 영업방식으로, 고객분들이 용역개발업체를 떠날 수 없도록 묶어놓는다는 의미입니다. 개발이 완료되었지만 용역업체로부터 데이터를 이관받지 않으면 용역 이후에 진행되는 제품 생산과정에서도 해당 용역업체에게 손을 빌리게 됩니다. 그런 부분 때문에 개발사들이 초기 금액을 저렴하게 설정하고 개발 데이터를 양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계약 전에 해당 부분을 체크하고 계약이 종료되었을 때 모든 데이터를 이관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개발 데이터가 왜 중요할까요?


 개발이 완료되고 제품 생산업체를 선정하기만 한다면 제품이 효율적으로 생산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제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생산을 진행하다보면 상황이 달라지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제조업체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제품을 업그레이드 해야할 수도 있고, 간단한 설계만 수정해야하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이 때 개발용역업체에게 개발 데이터를 모두 받지 않으면 우리 회사는 회로 개발사에게 귀속되게 될 것이고, 매우 불리한 입장이 됩니다. 실제로 최초 개발 데이터 이관 항목을 계약에서 언급하지 않아 개발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경우도 주위에서 종종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로개발사에게 제조 의뢰를 할때에는 부품리스트, Art work, gover file, 펌웨어 등의 데이터를 모두 이관 받는 것이 최소환 보장되어야 하는 조건이라고 생각해주세요.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회로 데이터를 이관받지 못했던 고객분이 저희에게 찾아오셨던적이 있습니다. 기존 회로를 공급받는 가격이 너무나 높은데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대체 협렵업체를 찾을수가 없던 분이셨습니다. 유사한 회로를 저희 파트너 분들게 검토 요청 드려보니 기존 거래하시고 계셨던 업체는 3-4배의 포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고객분은 이에 대해서 아는 지식이 없으니 단순히 불만만 가지시고 계셨고, 3-4배 넘는 금액을 지불하면서 거래하고 계셨습니다. 결론적으로 해당 고객은 저희 파트너사 중 새로운 개발사를 찾아 60%의 회로 납품비를 절감하셨습니다.


 제조 창업으로 시작해서 항상 성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제조에 성공하더라도 제조 창업이 성공하는 것과는 완전 다른 문제입니다.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그 전 단계에서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간과했던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때문에 이번 장의 주제를 잊지말고 명심하시기를 바랍니다. 데이터를 이관하지 않는 회로개발사와는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계약을 진행하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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