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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2> - 여전한 마블의 악동


데드풀은 기존 마블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영웅이다. 그는 불량스럽고 입이 더러우며 어떤 상황에서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주는 우울함에 빠지지 않는다. <데드풀>은 이런 영웅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B급 정서를 갖추었다. 피가 낭자하고 코믹하며 패러디가 난무한다. <데드풀2>는 이런 데드풀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펀(FUN)하고 매드(MAD)하며 따뜻하다.(WARM)



영화는 데드풀이라는 매력 만점의 캐릭터의 지원군으로 전작에도 등장했던 엑스맨 콜로서스와 워헤드에 이어 케이블을 투입시킨다. 케이블은 90년대 마블 최고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로 엑스맨과 연관성이 있는 캐릭터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인기가 식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데드풀과 결합한 코믹스가 성공을 거두었는데 2탄에서 케이블을 등장시켰다는 건 이후 엑스맨의 마블 합류 그리고 어벤져스와 엑스맨의 조합 등을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근육질 몸매에 미래에서 와서 온갖 무기를 활용하는 케이블이라는 캐릭터는 데드풀에 무게감이라는 힘을 더해준다. 덕분에 <데드풀2>는 데드풀의 유머라는 강력한 무기에 케이블을 통해 드라마적인 측면을 잡아내는데 성공하였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실험은 스토리였을 것이다. 캐릭터의 조합과 효율적인 액션은 이미 마블의 이전 시리즈들을 통해 시행착오와 성공을 거두었다. 유머 역시 마찬가지다. <토르: 라그나로크>를 생각해 보라. 이 작품의 뛰어난 유머활용은 다른 시리즈에 비해 존재감이 약했던 토르 시리즈를 살림과 동시에 토르라는 캐릭터에 무게감을 실어주었다. <데드풀2>의 경우 언론에 처음 나왔던 말이 ‘너무 별로다’라는 말이었다. 당시 <데드풀2>측은 편집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이후 편집을 거친 작품은 호평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그 이유가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편집하는 방향에 따라 재미가 완전 바뀔 만큼 스토리가 상당히 독특하다. B급을 지향하는 작품이기에 상업영화의 전형적인 루트를 따르지 않는다.



데드풀이 엑스맨의 멤버가 되는 과정이나 러셀과의 만남, 엑스포스가 형성되는 과정은 참으로 독특하다. 만약 원안만 듣는다면 헛웃음을 내뱉었을 것이고 시나리오를 봐도 물음표였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 놓으니 ‘어, 이게 되네?’라는 기분이다. 최근 마블 영화의 트렌드 자체가 이전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추구하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코믹스에 가까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데드풀2> 역시 그런 방향성을 따랐기에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독특함을 그리고 그 독특함 덕분에 더 데드풀다운 개성이 드러난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아쉬운 점을 뽑는다면 ‘그냥 데드풀’이라는 점이다. 인풋이 데드풀이니 당연히 아웃풋이 데드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여러분이 기대한 딱 그만큼이 이 영화의 정체다. <킹스맨>을 예로 들자면 1탄에서 기대했던 요소가 2탄에 그대로 담겨 있다. 좋게 말하자면 기대치의 충족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새로운 게 전혀 없다. 케이블이 투입되었다고는 하지만 데드풀의 매력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기에 시너지 효과는 생기지 않는다. 데드풀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지만 속편에 더 많은 걸 바란다면 실망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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