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관계 설정의 중요성
요즘은 프로 불편러의 시대라고 한다. 뭐만 하면 불편하다고 그런다. 특히 TV프로그램이나 영화의 경우 자기가 불편하면 안 보면 되는데 봐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문제를 삼는다. 난 이런 내 생활 바깥에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함보다 그 주변에서 불편함을 찾았으면 한다. 바로 인간관계다. 살다 보면 정말 짜증이 나게 구는 사람들이 있다. 최대한 이런 가지를 쳐내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게 관계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인간 유형 10가지(순전히 내 개인적인 기준이다)를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말해보고자 한다.
1.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사람
정치는 자기편을 만드는 과정이다. 연예인을 비롯한 셀럽들이 돈 버는 방법 역시 마찬가지다. 자기편을 만드는 것이다.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혐오스런 행동을 하지 않고서야 편을 들어줄 사람 말이다. 그런데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사람은 반대다. 우정을 빌미로 상대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말에 있어 항상 ‘객관적으로’ ‘솔직히 말해서’를 붙이며 내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중학교 때 이런 애가 한 명 있었는데, 얘는 자기랑 친하지도 않은 소위 말하는 노는 애들을 우상처럼 여기고 막상 자기가 노는 무리의 애들한테는 매번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말을 내뱉곤 했다. 결말은 다들 알 것이다. 누구도 그 애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 애가 그러는 이유는 하나다. 상대의 자존감을 갉아먹으면서 자기 자존감을 세우는 것이다. 진짜 친구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좋아하기에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고 용기와 믿음을 준다. 너에게 직언해 줄 사람도 있어야 한다며 상처 주는 말만 하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다. 그렇게 날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사람이 내가 그 정도로 처참한데 옆에 있어줄 리가 없다.
2. 고마움과 미안함을 말하지 않는 사람
인간 사이에 가장 기본이 되는 감정을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라 생각한다. 내가 남에게 무언가를 해줄 때 빈말이라도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고, 상대가 나에게 실수를 했을 때 비록 진심이 아니더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이는 기본적인 예의이자 상대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배려다.
배려가 없는 사람은 무식한 사람이다. 무식한 사람은 자기 고집이 있다. 예전에 방송인 이경규가 말했던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지니면 무섭다’라는 게 딱 이런 경우다. 고마움과 미안함을 말하면 자신이 지고 들어간다는 잘못된 신념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사람과 계속 만날 이유는 없다.
예상외로 기분이란 건 사소한 것에서 좋아지고 또 나빠진다. 비싼 돈을 써서 좋은 음식을 먹더라도 종업원의 사소한 실수에 기분을 망칠 수 있고, 하루 종일 풀리는 게 없는 하루라도 뜨거운 국밥에 피로가 확 날아가기도 한다. 말 한 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고, 남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말에 인색하게 살지 말자.
3. 사소한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
거짓말은 보통 어린아이나 학생 또는 사회적으로 직위가 낮은 사람이 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힘이 약하고 위험한 상황을 피해야 될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등한 관계에서 잦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믿을 수 없다. 이런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상대에게 한 순간도 지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이다.
자신을 부풀리려다 보니 이것저것 많은 거짓말을 한다. 그중에는 말의 앞뒤가 맞지 않아 이를 찌르면 오히려 화를 내면서 거짓말을 더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질리는 유형이다. 학창시절에는 힘이 강한 녀석이, 사회에 들어와서는 사교성 좋은 여성이 이런 타입일 경우 애를 많이 먹는다. 전자는 힘으로, 후자는 주변 관계를 통해 거짓이 밝혀지는 걸 막는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사람과 진실 된 관계를 맺는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진실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거짓은 없어야 한다. 그 거짓에 혹 내가 속더라도 이런 사람들의 마음은 ‘속은 사람이 바보고 난 직접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거짓을 싫어하기에 대화만 나눠도 속이 타는 인간들이다.
4.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사람
보통 연락은 무슨 일이 생길 때 하고는 한다. 다들 바쁜 시대에 사소한 이야기로 상대의 시간을 요구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기가 이득 볼 내용만 딱 얻는 사람은 염치가 없어 보인다. 내가 연락을 할 때는 시큰둥하고 한참 있다 ‘네’ 등 단답으로 연락하고,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열심히 연락하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새로 알게 된 관계니 잘 대해주자 생각했는데 정말 필요한 것만 나에게서 다 챙겨먹은 후에는 연락 자체도 잘 안 하고, 필요할 때만 연락 후 빠르게 연락을 끊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이런 유형이 없었고, 귀찮게 하는 사람은 많았어도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은 처음이라 당혹스럽기도 했다.(내가 빨아먹을 게 어디 있나...)
이런 유형의 특징은 내가 이 사람을 도와준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나에게 관심이 없기에 후에 내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대화를 청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온갖 핑계로 피해 있다가 필요할 때면 다시 연락한다. 가깝게 지내봤자 내장까지 다 빼먹고 나면 사라질 사람이다.
5. 뭐만 하면 ‘00다’고 말하는 사람
두 가지 유형 전부다. 뭐만 하면 꼰대라고 하는 사람, 뭐만 하면 라떼를 찾는 사람. 아직도 대학교 때 기억이 나는 게 학술답사 때 한 남자후배가 옆에 앉았다. 그냥 있으려니 어색해서 말을 거니까 ‘말 걸지 마세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어디 피곤하냐고 물어보니 ‘선배가 이렇게 꼰대처럼 말 거는 거 저 싫어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가죠.’라고 말했다.
요즘은 젊은 꼰대들이 늘어난다는 말이 있다. 위에서 뭐라고만 말하면 다 꼰대로 치부하고 소통하려 들지 않는다. 그 모습이 딱 자기들이 싫어하는 꼰대의 모습인데. 뭐만 하면 ‘00다’라고 생각하고 단정 짓는 사람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건 물론 자신이 정한 집단하고만 소통하려 든다. 잘 대해주거나 그 벽을 넘으려고 애써봐야 소용없다.
그런 사람에게 ‘나는 다르다’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이들이 있겠지만 접어두길 바란다. 꽉 막힌 사람들은 사소한 거 하나로 다시 원상복구 되니까. 아무리 노력해 봐야 사소한 말, 행동 하나로 ‘역시 00야’라고 생각한다. 그날 이후 당연히 그 후배는 밥 한 번 사주지 않았다. 침묵 속에 식사하면 밥 먹다가 체한다.
6. 고집이 강한 사람
‘옹고집’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아마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인간 유형으로는 스테디셀러가 아닌가 싶다. 고집이 강한 사람의 특징은 남이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상황에 놓여도 타협을 보지 않는다. 특히 부모가 고집이 강할 경우 그 자식은 정말 살기 힘들다. 자기 시대의 고집으로 자식을 바라보고 교육하기 때문이다.
살면서 이런 유형을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장소가 학교다. 바로 교사를 말하는 거다. 직장의 경우 고집이 강한 사람이 많지만 적어도 한두 가지 일(그것이 시대의 변화가 되었거나 큰 충격을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로 조금은 변한다. 하지만 교사는 1년이 지나면 담당하는 아이들이 싹 바뀌고, 상하 관계가 분명하기에 고집을 내려놓지 않는다.
중학교 때 이웃 반 교사 중 고집이 엄청난 교사가 있었는데, 보통 스승의 날 때 교사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학생들이 파티를 열어주면 고맙다고 말하고 훈훈한 분위기가 된다. 그런데 그 교사는 진짜 케이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칠판에 적은 축하메시지도 싹 지우게 했다. 말 그대로 옹고집이다.
7. 자기한테 너그럽고 남한테 엄격한 사람
선배 중에 딱 이런 사람이 있었다. 남의 실수에는 마구잡이로 날뛰면서 자기 실수는 너그럽게 넘어가는 사람. 남이 쓴 글은 ‘이거 쓰레기네’라고 대놓고 말하면서 자기가 쓴 표절 글은 ‘여러 작품을 보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어가려 했던 사람. 이런 ‘내로남불’에 익숙한 사람은 관계에 있어 남을 정말 많이 괴롭힌다.
상대의 자잘한 실수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지며, 상대가 자기를 지적하면 화를 낸다. 마치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똑같은 잘못을 했을 때 자신이 했던 반응을 생각하지 못한다. 어찌 생각하면 자가당착을 인식하지 못해 살기 정말 좋은 유형이다. 반대로 이런 인간과 엮이면 속이 타들어 가다 못해 주먹을 부른다.
이런 유형은 가르칠 수도 없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에게 화를 내도 이후 자기가 같은 실수를 범하면 ‘아, 다음에는 남에게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할 줄 모른다. 만약 가족이고 아군이면 든든하지만 적이라면 말싸움으로 이길 방법이 없기에 도망치고 싶게 만든다.
8. 폭력적인 사람
인간도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유약한 사람보다 폭력적인 사람에게 끌린다. 생존본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종이지 않은가. 폭력적인 사람이 과연 나는 친구라는 이유로, 사랑한단 이유로 때리지 않을까. 조금만 관계가 틀어지거나 다툼이 나면 손이 먼저 올라갈 것이다.
이런 유형과 관련해 충격을 받았던 일이 있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폭력적이긴 해도 남자답고 의리있다 여긴 녀석이었다. 하루는 같은 중학교 동창인 애한테 넌 왜 쟤하고 인사 안 하냐고 물어보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중학교 때 내 친구가 쟤가 때리고 괴롭혀서 전학 갔어. 난 쟤 인간으로 안 봐’
그 친구의 폭력이 설마 남에게 그토록 심한 상처를 줄 지는 몰랐다. 그 전학 간 친구는 나도 잘 아는 착하고 순한 친구였기 때문에 충격이 정말 컸다. 폭력은 사회생활에 있어 피로를 유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주기도 한다. 멋있거나 약한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품을 유형이 아니다.
9. 명함을 이유로 남을 무시하는 사람
우리가 지닌 명함은 직업이다. 예전에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가 있지만 이 가치를 꽃피우는 시간은 다르다. 그 중간마다 갖게 되는 명함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면 그 사람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한다. 사람마다 받게 되는 물과 햇빛의 양은 다르다. 그래서 찬란하게 필 때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달라진다.
그런데 그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단순히 어떤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판단하고 무시하는 건 자신이 지닌 그릇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걸 의미한다. 무엇보다 이런 유형은 자신보다 위를 바라보거나 적어도 자신과 위치가 같지 않으면 상종하려 들지 않는다.
즉, 내 상황이 안 좋아지면 가장 먼저 등을 돌리고 모욕을 줄 인간이란 것이다. 이런 인간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추억을 쌓아봤자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놀랍게도 초등학교 때 이런 인간을 만난 적 있다. 내가 산만하고 노는 친구들이랑 자주 놀아서 함께 무시했는데, 자기보다 성적이 잘 나온 걸 보고 갑자기 친한 체를 했다. 참 어린 나이에 혐오감을 느꼈다.
10. 위의 이유들로 남을 혐오만 하는 사람
‘세상 사람들은 모두 정신병자다’라는 말이 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 세상에 완벽한 성격은 존재할 수 없으니까. 이 사람은 이래서 싫고, 이 사람은 저래서 싫고 등등 무조건 남을 혐오하고 안 좋은 소리만 한다면 그 사람이 오히려 남에게 혐오의 대상이 된다. 남을 까고 욕하면서 친해진 게 아닌, 건전한 관계를 맺는 친구가 꼭 필요하다.
그런 친구가 없다면 타인을 혐오하고 욕하는 재미만으로 사는, 남들이 보기에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나라고 위에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친구들만 있는 게 아니다. 정말 고집이 강한 친구는 그 고집에 져주면서 만나다. 뭐만 하면 ‘00다’라고 말하는 친구는 그 순간에만 대충 맞장구를 쳐준다.
모든 사람이 나에게 완벽하게 맞춰줄 수 없다. 때문에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장점이 더 크고 나를 진정으로 위해주는 친구를 만난다. 단점 하나 찾아서 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다 보면 친하게 지낼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들끼리만 뭉친다면 그 사람들은 다른 어딘가에서 내 뒷담화를 나누고 있다. 건전한 관계가 성립되지 못하는 것이다.
0. 행복하기 위해서는 행복한 관계가 중요하다
우리는 사회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나야만 하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그 사람들에게 받는 피로감만으로 이미 관계는 지치고 지친다. 이런 지친 관계를 잘못된 관계로 더 피곤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즐겁고 유익하다면 단점이 있더라도 인내해 줄 수 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관계에 있어 너무 피곤하고 지친다면 그 관계는 끊어야만 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행복한 관계가 중요하다. 가족과 학교, 직장에서의 관계는 선택할 수 없지만 친구는 다르다. 어쩌다 만나는 친구관계에 피곤함이나 경쟁심리, 비참함이나 우울함을 얻을 필요는 없다. 의무나 필요가 아닌 마음으로 관계를 맺을 때 자신을 위한 관계를 성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