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동물을 키우는 게 맞는 걸까


예전에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이다. 강형욱 훈련사가 등장했던 에피소드를 자주 보았는데 이 방송을 볼 때마다 느꼈던 게 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동물을 키우는 게 맞는 걸까. 동물보호법 제3조 1항은 ‘동물이 본래의 습성과 신체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되어 있다. 제3조 3항은 ‘동물이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고 불편함을 겪지 아니하도록 할 것’이며 제3조 5항은 ‘동물이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지 아니하도록 할 것’이다.


이 방송에서 개가 겪는 주된 문제 현상의 원인은 주인과의 분리로 인한 불안장애와 좁은 집 안에서 보내면서 쌓인 스트레스였다. 은퇴하고 집에서 쉬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직장에 나갈 때면 개는 혼자 집에 있는다. 이때 분리로 인한 불안장애를 곁는 개들이 있다. 강형욱 훈련사는 개가 인간과 함께 살기로 결정한 동물이란 말을 종종 했다. 그만큼 개는 인간을 좋아하고 인간과 애착 관계를 보인다.


때문에 개가 혼자 지내며 불안한 걸 해소해 주기 위해 여러 마리를 키우는 집도 있다. 이런 경우 발생하는 문제가 좁은 공간에서 보내는 스트레스다. 개를 키울 때는 적당한 산책이 필수임에도 이를 지키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여기에 원룸이나 좁은 공간에서 개를 키울 경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개도 생명체 아닌가. 모든 생명체에게는 적당한 공간이 필요하다. 동물원에서 좁은 우리에 갇힌 동물이 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아니다.


특히 대형견 여러 마리를 좁은 집에서 키우고, 이 개들이 공격성을 지니게 되는 에피소드에서는 분노가 다 느껴질 정도다. 인간에게는 이성과 적응이란 게 있다. 여럿이 함께 지내는 환경에서는 자신만의 해결책을 발견하며 배려나 양보라는 일종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다. 개가 인간과 살기로 결심했다고 해도 이런 부분까지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좁은 공간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다른 개 또는 인간에게 보이게 된다.


공동주택에서 개를 키우는 세대가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소음과 악취다. 우리 동네도 정말 개 짖는 소리가 엄청 들린다. 한 마리가 짖으면 다른 개들이 따라서 짖는 경우도 있다. 이전에는 집에서 개를 기를 때는 성대수술을 시켰다. 이 점이 동물학대라는 소리를 들으며 최근에는 시키지 않는 추세다. 집은 인간이 살라고 지어놓은 것이고 개는 본성에 따라 짖을 뿐이다. 만남이 잘못되면서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배설물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야외에서 배변 청소를 안 하는 사람들을 지적하는 게 아니다. 보면은 개를 베란다에 키우는 경우가 많다. 개의 배설물을 제때 치워주지 않거나 오랜 시간 배설물을 방치하면 요즘 같은 여름날씨에 냄새가 사방으로 퍼지기 마련이다. 특히 대형견의 경우 먹는 양이 많은 만큼 배설물의 양도 상당하다. 이런 문제에 더해 개가 주는 위협도 문제다. 짖는 것만이 아니라 무는 경우도 있다.


나도 어렸을 때 개한테 다리를 물렸다. 다시 개를 만질 때까지 거진 15년의 세월이 걸렸다. 요즘 같으면 광견병 검사 좀 해보자고 하고 치료비를 많이 물어내라고 하겠지만;; 강한 자만 살아남던 90년대였고 윗층은 오히려 뭐라고 하는 우리 집한테 너무 한 거 아니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인식이 높아진 요즘에도 개물림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들개가 저지른 게 아니다. 가정집에서 치우는 개다.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이 키우던 강아지 벅시의 사건이 대표적이다. 해당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벅시는 몇 번 사람을 무는 사고를 냈지만 최시원 가족은 따로 목줄도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대형견 중 몇 종에 대해 입마개를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지만 모든 대형견에 해당하는 게 아니며 입마개는 물론이고 법적으로 정해진 목줄을 하지 않은 경우도 볼 수 있다. 인간과 개 모두 불편한 환경이 현재 반려견 문화다.


공동주택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사는 공간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편안하게 배려를 해줘야 하는 환경임에도 집에 갈수록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넣고 있다. 홈트가 유행하면서 헬스장이 아닌 집으로 운동기구가 들어온다. 안마의자 렌탈이 가능하면서 집으로 안마의자가 들어온다. 노래방 기계를 집에 들이는 경우도 있다. 이에 맞춘 방음을 하면 모르겠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나 좋자고 가져오고 피해를 준다.


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원룸에서 주인 대신 혼자 사는 개, 관리가 안 되어서 집 밖으로 나가 사람을 무는 개, 장난감처럼 생각하고 학대에 가깝게 고통을 받는 개. 이런 환경 속에서 키우는 사람은 행복할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과 동물은 행복할까. 반려동물 보유세가 처음으로 등장한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은 1796년 애완견에 세금을 도입했다. 그 이유는 수많은 유기견들로 인해 길거리에 개의 배설물이 넘쳤고 개가 사람을 공격하는 문제가 빈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웃 국가 일본의 경우 개 번식장과 브리더, 펫샵에 엄청난 세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이 비용은 온전하게 동물 복지에 사용된다고 한다. 반려동물이 브리더에 의해 관리가 되기에 위성적이고 인간적인 환경에서 양육이 되며 반려 인구가 적어지기 때문에 사회문제 야기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인간의 환경에 동물이 들어온 만큼 문제가 완전히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유기견 발생률이 상당히 적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반려동물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이다. 동물을 보호하고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집에서만 키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 보유세에 관한 논의가 있고 국민 2명 중 1명이 찬성의 의사를 밝혔다. 반려인 역시 50%가 넘어간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제목은 아파트에서 동물을 키우는 게 맞는 걸까 이지만, 이미 들어온 식구를 쫓아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에 대한 환경 개선. 이것이 수반되어 반려동물과 비반려인 모두 살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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