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ie Sep 07. 2021

크루즈 같던 와이너리 투어

- 포르투



   와인투어를 위해 라운지로 내려가는 도중 엘리베이터에서 슈링커와 마주쳤다. 그도 와인투어에 가는 중이었다. 그는 어제 내가 그렇게 사라져서 걱정했다고 했다. 그는 정말 사교적인 청년이다. 

  와이너리 투어 멤버들이 나타나는 즉시, 그는 그들과 무작위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놀라운 친화력에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갖고 있었다. 마치 여행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 모든 사람들과의 경험을 바로바로 몸속에 스며들게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나도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마주치는 누구와도 아무 얘기나 시작했다. 와인투어 내내 그렇게 많은 이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인도, 홍콩, 미국에서 온 젊은 여자들, 한국에서 온 자매들, 영국에서 온 30대 중반의 여성, 영화배우 같은 금발의 젊은 커플, 두어 명의 또 다른 청년들, 그들과 앉아서, 걸으면서, 서서 계속 유쾌하게 얘기를 나누었다.

  와인 시음도 새롭고 좋았지만 사람들과의 이런 어울림이 여러 장의 사진으로 남아 좋은 추억이 되어주었다.  












와인 창고의 와인통들


  정말 맛이 부드럽고 좋았던 포르투 와인도 그립다. 마지막엔 빈티지 와인을 맛보았는데 그렇게 정제되고 순한 와인 맛은 처음이었다. 최고였다. 

  마지막 빈티지 와인 잔을 들고 모두 그 건물의 루프 탑에 올라가, 그 아래 펼쳐진 강과 강 건너의 포르투를 조망하며 유쾌하게 떠들었다. 


  바로 강변에 위치한 그곳은 정말 전망이 좋았고, 우린 마치 크루즈를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다들 시음한 와인의 영향으로 기분이 조금 업 된 탓도 있었을 것이다. 루프 탑은 와인투어에 참여한 사람들로 북적였고 난간에는 빈 와인 잔들이 수도 없이 놓여 있었다. 



루프탑에서 내려다본 포르투 항



루프탑 위의 와인잔들



  다들 사진 찍기에 바빴고 난 거기서 자기 이빨 한 개를 혀로 밀어 들락날락하도록 만들며 사람들을 웃기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사람들이 다투어 그와 함께 사진을 찍기에 나도 찍었는데, 사진 속의 나는 정말 커다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기방기한 펍 크롤(Pub Crawl)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