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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이 되어

그대를 생각합니다

by 명랑한 햇빛 Mar 12. 2025

그렇게 훅... 갑자기 부는 가을 나른한 바람에 낙엽 떨어지듯이 당신, 그렇게 가버렸지.

꽉 채운 육 개월 버텨내었지.

알지?

우리 그렇게 살가운 사인 아니었지만

23년 동안 부부였고, 부모였으며, 세상이라는

이름의 전쟁터에서 전우였잖아.


아이들?

다 컸지 뭐야.

한 동안 원망 많이 했잖아.

아이들 돈 많이 들어갈 때 영영 가버려서...

하늘이 도와 지금껏 살았어.

그건 확실해.


큰애는 본인이 원하는  화장품회사에 이직 성공해서 잘 다니고 있지.

걔 당신 닮아 피지컬 하난 좋잖아.

잘되나 봐.


당신 고명딸은 우리나라 가장 핫한 엔지니어링 회사에 재작년에 입사해서 석사 했다고 올해

대리를 달았대.

아무것도 모르던데 ㅎ

 

막내는 3학년이 되었어.

알고 보니 공부에 재능이 있더라.

놀랍지 않아?ㅎ

과탑을 놓친 적이 없는데 본인도 이유를

모르겠대.(재수 없지?ㅋ)


당신이 천국에 집을 지은 지도 8년이 되었네.

집은 잘 꾸몄어?

나나 당신이나 도시 사람이라 텃밭이라도

있는 집은 곤란한데 말이야^^

모르지 그곳에서 좋은 친구 사귀어 지금쯤

술 한잔 기울이며 오렌지빛 노을에 고개를

파묻고 김광석을 고래고래 부르고 있을지도.


다시 봄이 되었어.

늘 그렇지만 늘 새롭네.

끈기 없는 내가 망설이고 망설이다

브런치를 시작했고 블로그도 만들었어.

끝내해보리라 다짐하고 있어.

하늘에서 봐줘.

얼마나 꾸준한지..

혹 게으르걸랑 꿈에 나타나 눈 한번

치켜떠 줘.


언젠간 나도 갈 테지?

부디 태어난 순서대로 갔으면 좋겠다.

처음이네 이렇게 당신한테 속마음을

풀어놓긴...

8년이 되어서야 당신을 좀 떼어놓을 수 있는 것 같아.

처음이자 마지막 연락이야.

잘 간직해 줘.

잘 지내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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