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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Jan 11. 2022

친구가 돌아왔다.

오래전에 나를 손절한 오빠한테 용기 내 연락했다. 우리 다시 친하게 지내자고,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묻는 내게 그는 이런 답을 보내왔다. 



서로가 서로에게 우울한 기운만 안 주면 돼.

그건 자신 있지

먹고살만하지?

응 ㅋㅋㅋㅋㅋㅋㅋ

보험 안 들 거야. 이모가 보험 해. 다 들었어 이미.

친구가 암웨이 다이아고, 칫솔 집에 졸라 많아. 

어 알았어 ㅋㅋㅋ 






나는 꽤 어리석고 조심성이 없어서 많은 실수를 하며 살고 있다. 그 많은 실수들 중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던 실수들은 나에게도 꽤 깊이 상흔을 남겼다. 변명이 될지 모르겠으나 어떤 상처도 의도한 적은 없었다. 나를 보호하려다 혹은 미숙해서 그리 된 것들 뿐이었다. 심지어 내 실수와 상관없이 상처가 된 마음들도 있었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입는다. 소중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사랑도 내 감정만 중요한 게 아니듯, 미움도 화해도 일방적일 수는 없기에 나는 그의 불편함이 가시기를 오래 기다렸다. 이제 미움도 꽤 옅어졌을 거라 생각해 슬쩍 노크를 해 보았더니, 그만의 방식으로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기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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