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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Jan 13. 2022

나의 미션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남의 행복에도 약간의 도움을 준다. 

내 삶의 미션은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남의 행복에도 약간의 도움을 준다.'이다. 많이는 조금 부담스럽고, 내가 행복하기도 일단 어려운 일이니까, 약간의 도움만 줄 수 있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삶에 미션이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길잡이가 되어준다. 

예를 들어, 구례에 스테이를 하려고 계획할 때 '하루방 값 얼마에 며칠 채우면 얼마는 벌겠군'이렇게 계산하며 먹고살만큼 돈을 벌 수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고민할 때 나는 행복과 멀어진다. 대신 '무조건 이불은 새로 세탁한 이불로 뽀송뽀송하게, 아침은 간단히라도 꼭 챙겨줘야지.'라며 남의 행복에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고 싶을 때 나도 행복 가까이에 있게 된다. 


 


약 7년 전 작가에 대한 동경으로 글쓰기를 해보겠다고 수업에 들어갔을 때, 막상 글을 쓰려고 보니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무슨 말이든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할 수야 있었겠지만, 그 말들이 유의미할 거라고 스스로 설득이 되지 않았다. 그 후로 최근까지 나는 확실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메시지들은 이미 다른 작가들이 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약 두 달 전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는 좋아하는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친구에게 출판 제의를 했는데, 준비가 덜 되었다는 친구에게 일단 매일 글쓰기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고, 혼자 하기 어려우면 나도 같이 해보겠다며 주저하는 친구를 꼬드겼다. 우리는 매일 글을 주고받기로 했고, 그렇게 나의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이런 싱거운 이유로 시작한 글쓰기는 나에게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았다. 굳이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이, 매일 성실하게 글을 보내면 그만이었다. 못쓰면 못쓰는 대로 '이렇게 쓰는 사람도 있는데'라며 용기가 될 것이고, 잘 쓰면 잘 쓰는 대로 자극이 되겠거니 하며 아무렇게나 써서 보냈다.

그렇게 10편 정도의 글이 오갔을 때쯤 그 친구한테 해주고 싶은 말들을 글로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친구에게 직접적으로 쓰는 편지는 아니었지만, 글을 쓸 때마다 매일 글을 받을 그 친구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쨌든 내가 글을 쓰면 무조건 읽어줄 독자가 한 명은 확보되어 있는 셈이었다. 이왕이면 친구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으로 글을 쓰니까 신기하게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쌓이는 글이 신기하고 아까워서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해봤는데 덜컥 승인이 나버렸다. 어설픈 완벽주의자라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내 성격에 첫 발행을 하는 건 또 넘어야 할 어려운 관문이었다. 발행을 하루 이틀 미루고 있는 마음을 살펴보니, '이것도 글이냐고 욕하면 어쩌지?'라며 내 안위만 걱정하고 있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그게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말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발행을 누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아직도 47%쯤 부족한 내 글쓰기 실력을 걱정하고, 23%쯤 어떻게 하면 잘 쓸지 고민하고, 30%쯤 '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라며 힘을 낸다. 내 실력을 믿고 하는 게 아니라, 내 미션에 부합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구독자가 많아졌으면, 라이킷이 많아졌으면, 댓글도 많이 달렸으면 하는 야망은 점점 커지고, 다른 완성형 작가님들을 보며 주눅도 들지만, 내가 행복하고, 남의 행복에도 약간의 도움이 되는 글쓰기를 위해서 우선 성실하게 써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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