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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민호 Aug 21. 2022

왜 똑똑한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할까?

지난 7년동안 sns에서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sns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게 됩니다. 그 중 한가지 흥미로운 패턴을 가진 부류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들이 공유하는 포스팅의 내용이나 팔로어의 피드백을 보면 굉장히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임이 분명해보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신의 분야에 대한 지식과 통찰이 최고 수준임을 자부하는 글을 쓸 정도로 자신감도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이런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경제적인 안정과 성취가 있을거라 예상했습니다. 이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저의 예상과 다른 것 같았습니다. 소위 이야기하는 경제적 자유는 커녕, 당장 눈 앞의 경제적 문제에 대한 어려움이 느껴지는 징후들을 지난 몇 년동안 목격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해당 전문 분야에 대한 이해와 통찰, 역량이 왜 경제적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걸까?’


그 이유에 대한 몇가지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대개 이들은 본인의 지식과 뛰어난 역량이 자신의 운명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입니다.


먼저 타인의 성취와 성공을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보다 덜 똑똑하고 지식도 많지 않아 보이는 사람의 성과가 정당해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보다 못난 사람이 나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면 이보다 더 큰 기회가 어디있을까요? 이제 자신이 스스로 해당 분야에 뛰어들면 크게 성공한텐데, 아쉽게도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의 성공을 사기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서슴치 않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의 첫 책이 성공한 뒤 누군가 sns에 저를 사기꾼이라 칭하는 것을 보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지금에서야 솔직히 말하면 나 자신도 사람들의 평가가 실제 내 능력보다 더 높은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더 걱정이 되고 궁금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시덥지 않은 내용의 책으로 마케팅해서 인기를 얻었다는 게 사기꾼이라는 단어로 저를 비판하는 이유였습니다. 저는 경청한 후, 생각하고 계시는 더 좋은 내용을 책을 출간해주신다면 꼭 읽고 배움을 얻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에 대해 자신은 아직 책을 낼 정도의 수준이 안된다는 답변을 하더군요.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었습니다.


물론 이후로도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었습니다. 책이  팔리고 이름이 알려질수록 말이죠. 그런데 진실은 한가지, 나에게 돈을 지불하는 고객사들이었습니다. 정작 이들은 저와 함께한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경영 자문 등의 추가 계약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브랜드.마케팅에 대한 컨설팅, 자문은 하지 않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다시 돌아와 모든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핵심 자산을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사용합니다. 다만 이 중에 지혜로운 분들은 이 능력을 타인의 성장과 성공을 돕기위해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이 능력을 타인의 성장과 성공의 필연성을 부정하기 위한 자기합리화의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쉽게 말해 자신의 근본적인 신념과 행동을 변화시키지 않기 위해 자기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이들의 논리적이고 똑똑한 장점이 역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을 자존심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까요? 실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보상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존심을 활용합니다. 그런데 이때 발동하는 자존심은 실제 자신이 정당하게 누릴 수 있는 만큼의 자격을 벗어난 범위를 요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존심과 자격지심의 묘한 경계가 신경증으로 표출됩니다.


이러한 감정의 배설물이 sns에서 발산되는 것, 똑똑하고 역량있는 사람에게서 유독 이런 모습을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방식으로 자존감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단기적으로 동일한 내면의 욕망을 감추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이다로 칭송될지언정, 장기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존감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존중의 원천이 타인의 결점과 약점을 기반으로 형성되선 안될 일 입니다.


지식의 반감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짧아지고, 이에따라 성공의 공식과 방향도 빠르게 변화하고 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금 똑똑한 사람이 5년 후에도 똑똑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찰하고 어제의 지식과 경험을 끊임없이 의심하지 않는다면, 오늘 똑똑했던 사람도 당장 내일은 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가르칠 때 가르치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들보다는 오히려 아예 모르는 사람을 가르치는 편이 훨씬 쉽습니다. 왜냐하면 아예 모르는 사람은 그저 알려주는 방법 그대로 실행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금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조금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작용이 있다면 반작용이 있겠죠? 이 글을 쓰면서 ‘우리 지식의 섬이 커지면 이에맞춰 무지의 해변도 그만큼 더 커진다’는 물리학자 존 휠러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의심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로 대상을 평가하고 평론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알아야 할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배우고 성찰합니다. 평가와 평론은 부푼 자존감, 지적 허영심을 채워줄지언정, 경제적 성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만약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평가와 평론의 욕망을 멀리할 것을 권고합니다.

배움과 성찰의 고통을 곁에 둘것을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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