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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민호 Aug 23. 2022

성공한 사람들의 말을 믿어선 안되는 이유.

인격은 통장잔고에서 나온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라."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라."

"먼저 배풀어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성공한 사람들이 건네는 이와 같은 조언은 사실 너무 맞는 말이라 반박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미 자신의 영역에서 어느정도 위치까지 올라간 사람들이 직접 겪어보고 하는 이야기에 의심의 여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마음의 여유, 감사의 마음, 배려 등의 덕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득 제 마음 속에서 한가지 의문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어떻게 하면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정말 그게 맞는걸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저의 지난 과거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한번이라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 하루 먹고살기도 바쁜데 여유라니!

'이제는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겼을까?'

아닌 것 같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온통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 잘하고 싶은 일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 대한 감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돌이켜보니 저는 사소한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사소한 것에 대한 분노가 더 많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먼저 배풀기는 커녕 나 혼자 1인분의 삶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죠.


그런데 엄청난 성공은 거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어려운?것을 하라고 공식적으로 권고합니다. 머리로는 압니다. 그것이 옳다는 것도 알고,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라는 짐작도 갑니다. 그런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저는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는 나이와 입장이 되어보니, 크게 성공한 대가들이 전하는 이야기의 맥락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먼저 한가지의 전제를 공유하고 생각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들의 조언에는 사람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돕고 싶어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는 점 입니다. 경제적으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마음 속 이면에는 경제적 필요를 넘어서는 존경의 욕구가 있습니다. 존경의 욕구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우리들에게 좀 더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아낌 없이 나눕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떨까요?


"그들의 조언이 진심이고, 그들이 정말 그런 방식으로 성공했다면, 성공한 그들은 모두 성인군자라도 된다는 이야기일까요?"


이 질문에 대답은 확실하게 '아니오'입니다. 그들은 성인군자도, 완벽한 사람들도 아닙니다. 보통의 사람들과 똑같이 때로 무기력하고, 때로 한없이 나약한 그저 인간적으로 평범한 한 사람일 뿐 입니다.


저의 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메일이나 메시지를 통해 일과 삶의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저는 사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조언과 다를바 없는 똑같은 조언을 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등등의 이야기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와 오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오류를 범하는 이유를 몇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 스스로는 충분한 마음과 시간적 여유의 필요성을 알고도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여유라는 것이 없으면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지치는 경우가 있거든요. 때문에 내가 하지 못한 것, 혹은 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생각과 행동에 대한 조언을 건내게 됩니다. 나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을 상대방에게 투영 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조언을 구하는 상대방이 나보다는 조금 더 나았으면 하는 마음, 나보다 덜 힘들었으면 하는 선의가 포함이 된 것입니다.


2. 기억의 오류입니다.

사실 본인들도 그 자리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여유보다 압력이, 감사보다 분노의 감정이 앞서는 경우가 많았을 겁니다. 현재의 내가 하고있는 생각과 사고방식, 그리고 과거의 내가 하고 있는 생각과 사고방식은 다릅니다. 어떤 경우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성공한 위치에 오른 사람이라면, 그 위치에 한발자국 가까워질때마다 자신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끊임없이 수정하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긴 시간 수정되고 업그레이드된 사고방식을 가진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회상하고 평가하면 귀인 오류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성공한 후 갖게 된  감사의 마음을 과거에 나에게도 적용하여 감사의 마음 때문에 성공했다와 같은 오류 입니다.


 사실 이런 오류는 일상에서 광징히 흔합니다. 사람들은 과거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가장 좋았던 시절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힘들었던 그 시절에 나는 정말로 '아, 힘드니까 너무 좋다' 이렇게 생각했을까요? 아닙니다. '힘드니까 너무 좋다'가 아니라, '힘드니까 죽겠다'가 진실에 가깝겠죠. 인간은 체계적인 오류를 범하는 존재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미 성공한 시점과 위치에서 보는 사건과 사물에 대한 시선과 시각은 과거 그 때의 관점과 다릅니다. 따라서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건내는 조언은 진심과 선의가 담긴 메시지일지언정,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현실에 적용하면 오히려 자괴감과 열패감에 더 괴로워질지도 모릅니다.


3. 상황과 맥락이 진실을 왜곡하는 경우 입니다.

모든 사람이 처해진 상황은 제각기 다릅니다. 일례로 똑같이 배가 아프더라도 어떤 사람은 장염 때문에, 어떤 사람은 과식으로, 어떤 사람은 충수염(맹장)으로 증상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이에 배가 아픈 모든 사람들에게 소화제를 준다고 모든 배아픈 사람들이 고통에서 탈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시멜로 실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아이에게 마시멜로를 1개를 주고 15분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으면 마시멜로 2개를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15분을 참고 2개를 받아내는 그룹과 마시멜로를 참지 못하고 바로 먹어버리는 그룹간의 차이를 추적 관찰한 실험입니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대로 입니다. 먹고 싶은 욕구를 잘 참아내고 인내하여 15분 후 마시멜로 2개를 받아내는 어린이들이 나중에 커서 사회적으로 더 성공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다시 살펴보니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욕구를 잘 참아낸 아이들과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 사이에 본질적인 맥락상 간극이 존재했습니다. 잘 참아낸 아이들은 이 실험이 아니더라도 마시멜로를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이를 먹을 수 있는 상황과 맥락에 놓여 있었고, 참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환경과 맥락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무언가 참고 견디고 인내하는 능력이 이런 상황과 맥락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더구나 인내와 절제력은 인간이 무한하게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여기에도 가소성의 개념이 적용됩니다. 개인마다 발휘할 수 있는 총량이 있고 이를 소진하면 더이상 인내와 절제를 사용하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아이 VS 그렇지 않은 아이

평소 참을 필요가 없던 아이 VS 늘 참아야만 했던 아이


이 둘을 똑같은 준거점으로 평가하고 쉽사리 결론내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들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은 여유가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알고, 먼저 배풀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이것은 누구나 지향해야 할 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향점일 뿐입니다. 누구나 지금 현재 상황에서 그런 여유와 배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간과해선 안될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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