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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민호 Aug 26. 2022

나쁜 습관을 버리는 확실한 방법.2

진짜 문제는 바로 원래의 습관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려는 관성이었습니다. 몰입해서 글을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원래 나에게 더 편안했던 옛날 습관, 독수리 타법이 불쑥 튀어나왔습니다. 특히 마음이 급해지거나 쓰고 갑자기 쓰고 싶은 말이 머릿 속에 잔뜩 생각이 날때면 어김없이 원래의 습관으로 돌아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새로운 습관이 내재화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더구나 그 때까지는 새롭게 익힌 정식의 키보드 사용법보다 원래 나에게 더 익숙한 독수리 타법의 입력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한번이라도 손가락이 어디로 갈 지 몰라 갈팡질팡할 때면 답답하고 급한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기존의 방식을 답습했습니다. 더구나 이런 패턴은 계속해서 반복되었습니다. 이런식으로는 기존의 습관을 바꾸는데 실패할 것이 뻔해보였습니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식의 타이핑을 제대로 익히면 독수리 타법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고심 끝에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한번 더 생각해보니 나의 의지와 노력의 문제도 있었지만 키보드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키보드에는 당연히 한글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한글이 적혀있는 키보드를 사용하다보니 급할 때 독수리타법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키보드에 한글이 적혀있지 않은, 알파벳만 써져 있는 영문키보드를 사용하면 독수리 타법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죠.

 가지고 있던 노트북을 당장 판매하고 새로운 노트북을 구매했습니다. 물론 한글이 적여있지 않은, 영문 키보드 버전의 노트북으로 별도의 주문을 했습니다. 바꾸고나니 독수리 타법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가 없더군요. 오타가 너무 많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저는 독수리 타법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집과 사무실에 있는 키보드들도 다 처분하고 영문 전용 키보드로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으니 스스로 의지를 발휘할 필요도, 절제력 같은 것도 필요 없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없애버리니 오히려 마음도 편안해지더군요. 조금 느리고 때로 답답하더라도 키보드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칠 수 있는 방법이 양손을 다 사용하는 정식의 키보드 사용법 밖에 없으니 타이핑 속도도 점점 늘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나니 속도도 제법 빨라지고 무엇보다 책의 내용을 옮겨적을 때 정말 편했습니다.

 제가 키보드 타이핑 습관을 변화시킨 경험을 통해 크게 배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나의 의지력이나 절제력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에는 정신적.신체적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그 어떤 사람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의지와 절제를 의식적으로 통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력과 자제력을 탓하며 자책하는 모습을 봅니다.

 스스로의 의지를 너무 믿지마세요. 물론 의지와 절제력에 대한 정신적 근육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그 능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때문에 이를 먼저 깨달은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절제보다, 의지와 절제를 발휘할 필요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은 의자력과 절제력은 자신에게 더 중요한 일에 사용하는 것이죠.

 저는 독수리 타법의 습관을 고치기 위해 처음에는 의지력과 절제력을 사용했지만 결국은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키보드를 정식으로 타이핑해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환경으로 바꾸었습니다. 이 일을 경험한 후에 이런 사고방식을 삶의 전반에 폭넓게 적용했습니다. ​


가끔이라도 TV를 보는 시간이 나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TV를 없앴습니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거나 새벽에 일어나 또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 잘 때는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고 잡니다. 이렇게하니 확인하고 싶어도 그냥 자는 편이 더 낫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습관이 고쳐집니다. 집에서 라면을 먹는 습관을 고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라면을 사두고 막고 싶은 것을 참는 것보다 아예 처음부터 라면을 집에 사다놓지 않는 것이 습관을 고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경우도 생각해볼까요?

만약 누군가 술 마시는 것을 즐겨하지만, 술을 쉽게 끊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술을 앞에두고 절제라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선택입니다. 정말 술을 끊고 싶다면 술을 같이 마시는 친구를 끊는 것이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조금 다른 방법이지만 다이어트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살을 빼고 싶다면 매일 몸무게를 재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방법은 문제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반대로 합니다.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살을 감추기 위해 넉넉한 옷으로 자신의 취약점을 가립니다. 오히려 드러내야 개선이 더 빨리 되는데 말이죠.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드러내고, 드러난 문제를 통해 자동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그리고 그 과정이 삶의 전반에 걸쳐 켜켜이 쌓인다면 삶은 좀 더 행복해 질 것입니다.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먼저 그 습관을 반복하게 만드는 환경을 바꾸세요.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의 인내력과 절제력을 시험하지 마세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 일겁니다. 시험할 필요도 없이 형편 없을 테니까요.

먼저 깨달은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절제보다 절단이 훨씬 더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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