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성공을 피하기 어렵지.
"나는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지?"
늦은 새벽시간, 저는 당산역 근방의 어느 편의점 냉장고 뒷편에서 음료수를 채우고 있습니다 .아마 편의점 알바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겁니다. 편의저에 있는 냉장고 뒷편에 큰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 음료수를 보관하기도 하기도 하고, 재고가 떨어지면 사람이 들어가 뒤에서부터 술아니 음료 등을 채워 넣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이 공간이 좋았습니다. 가끔 그 곳에서 멍하니 앉아 아무 생각도 안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나는 왜 이 시간에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지?" 억지로 졸음을 참으려 냉장고 안에 앉아있다 보면 마음 한 켠에는 울컥함도 있었던 그런 시절 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7시, 아르바이트 교대시간이 되면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데 한참 졸다가 버스 종점까지 가서 기사님이 깨워주시는 것은 일상이었습니다.
이렇게 버스라도 타면 다행입니다. 한번은 버스비가 부족해 당산에서 집이 있는 부천까지 걸어간 적도 있습니다. 돈을 빌리거나 버스기사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면 됐을텐데, 개뿔도 없다보니 남는 건 자존심 뿐이었죠. 그 때 걸었던 거리와 도로의 풍경이 아직도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습니다.
학교를 가지 않았던 저는 어린 시절부터 일을 했습니다. 아니, 해야만 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15살 때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편의점 입구에 아르바이트 모집이라는 문구를 보고 들어가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너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안돼"라고 거절당하고는 "그래도 시켜주시면 안되요?" 애원에 가까운 요청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아르바이트 였습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감사해야 했던 상황이었죠.
세상이 원망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나도 넉넉한 집안 형편에서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지긋지긋한 알바도 좀 때려 치우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은 왜 이렇게 엉망인지, 부모님을 탓해보기도 하고 불공평한 세상을 욕하기도 했죠.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돈으로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의 일들은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습니다.
그 시절로부터 무려 2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마 그 때의 그 마음이 언젠가 변하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여기서 이런 글을 쓰고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를 원망하고 주어진 환경을 탓하여,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피해자의 가면을 쓰며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단 한가지 다른 점은 상황에 대한 해석입니다. 그 때는 환경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힘든 경험을 할 때면 덕분에 값진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차이는 상황에 대한 해석에서 오는 차이지만, 이 차이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지를 바탕으로 합니다.
현실에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객관적 인식이 성장의 출발점 입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과감히 버리고 포기할 때 새로운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삶을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미련 때문입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놓아주지 못하는 미련의 끈이 스스로의 잠재력을 억압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환경 입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 입니다. 내가 태어난 시대, 나라, 집안 환경, 타고난 외모 같은 것들은 바꿀 수 없는 환경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환경이 있습니다. 이것은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아주 본질적인 환경입니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몸과 마음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음이 힘들면 몸이 아프고, 반대로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집니다. 이렇게 이 둘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한 사람의 정체성을 표상하게 됩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이런 공식이 성립하게 됩니다,
"몸은 마음에 대한 환경이며, 마음은 몸에 대한 환경이다."
몸과 마음은 각기 서로에 대한 환경입니다. 우리가 흔히 환경이라고 인지하고 말하는 것들은 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다릅니다. 이 환경은 모든 현상과 결과의 본질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통제 가능한, 바꿀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외부적 부차적 환경은 스스로 바꿀 수 없지만 그보다 내부적 본질적 환경은 바꿀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지금 당장 나가서 가볍게 땀을 내어 운동해보세요. 아마 좋은 기분이 생기게 될 겁니다. 이렇게 좋은 기분과 감정을 유지하고 싶다면 꾸준히 운동하면 됩니다. 지금 당장 마음에 와닿는 책을 읽는다면 긍정적인 행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기기 시작할겁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꾸준히 책을 보면 됩니다.
너무나도 쉽지 않나요? 이렇게 자신의 내면적, 본질적 환경이 바뀌기 시작하면 외부적, 표면적 환경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일반사람들은 그것은 태도라고 부릅니다. 긍정적 태도, 적극적인 태도, 성실한 태도 등등 소위 삶에 대한 태도는 <나>라는 환경에서 만들어 집니다. 태도가 좋은 사람이 성공한다고 하죠?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속는 샘 치고 믿어보세요. 환경은 내가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환경을 지배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그저 따르기만 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