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
한 시인이 자신의 삶을 늦가을만큼 살았을 때 알아진 깨달음이었는가 보다. 오래 스승으로 모시던 분이 자꾸 외로워지고 사람이 보고 싶다시길래 나도 그렇다는 얘긴 못하고 그분을 찾아가고 있다. 먼 훗날 그분도 없을 때 그때 찾아뵐걸 하고 후회하면 뭘 할까 싶어서다.
가서 같이 고구마도 캐고 노랗게 물든 깻잎도 따고 고슬고슬한 상추도 뜯어올 생각이다. 팥 하고 강낭콩 넣은 찰밥으로 주먹밥을 하고 명이나물 짠지와 돼지고기 사태 삶음 한 덩이.
이만하면 보고픈 양반 만남 준비로 어느 정도는 되었지 싶다. 상록수역 하차 대기 중인 그분을 향해 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