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의 색상
하는 일 중에서 제일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뜨개질을 들 수 있다. 젊을 때는 꽃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다 보니 뜨개질하고 친하게 되었다. 세탁기 돌려놓고
쉬면서 카페 음악을 듣기도 하고, 시사프로도 들으면서 마음 가는 뜨개질 작품을 하나씩 만든다. 그것이 가방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모자 또는 스카프도 뜰 때가 있고 때때로 주방 바닥 깔판을 뜨기도 하고, 아니면 작은 화분이나 꽃꽂이 등을 놓을 수 있는 소품등
마음 가는 대로 별거별거 다 뜬다. 특징이라면
이것저것 뜨는 걸 즐기지만 그다지 섬세하지는 못한 점이 좀 아쉽기는 하다. 해보면 아는 일이지만 뜨개질을 하다 보면 뭔지 모를 상상력이 생겨난다. 세상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여럿 있다. 예를 들자면 어엿한 직장인으로 평면의 책상에 어깨 쫙 펴고 자판을 두드리며 거뜬히 기업의 한자리를 잘도 추스르는 직장인도 아니고,
멋진 악단에서 나의 악기를 가지고 연주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김연아처럼 스케이트를 잘 타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도 아닌 사람으로서 뜨개질은 나의 작은 세상 안에서 제 나름으로 기쁨을 가져다주는 정다운 친구이다. 이번에도 시누이에게 선물로 드린 작품을 기억하며 내가 쓰려고 떴는데 어찌 젊은이에게 그것도 새댁인 딸에게 어울릴 것 같아 주었더니 달갑게 받아 들고 다닌다.
10미터 앞에서 시험준비 중인 딸은 오답노트 작성 중이고 볼모로 잡혀온 나는 아이스쵸코를 마시면서 딸에게 준 가방을 이야기 중이다. 밖은 장마철이라 눅눅하지만
마을 도서관은 쾌적하다. 사람들이 후덥지근한 장마철에는 에어컨도 시원하고 쾌적한 도서관에 놀러 오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가 만들어준 예쁜 가방 들고 어디든지 재미나게 다닐 수 있게 머지않은 날에 다시 취업하기를 기도한다. 잘 해내겠지. 딸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