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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또르쟈니 Jan 11. 2017

찬바람이 불면

점검하세요

 찬바람이 불면 우리는  당연히 옷깃을 여민다. 어디론지 스며드는  바람의  쌉쌀함은 한 살을 더할수록 짙어만 간다.


 서리가 내려 11월이 싫더니 햇살이 좋아 고샅을 더듬더듬  드나들던 날들은 지나가고 깊어가는 겨울 속에서 바람은 저 깊은 뼛속을 파고 들으려 한다.  제일  따뜻한 방한복으로 차려입고 몸안의 기초공사는 더 철저하게 해서 매서운 겨울 손님과 맞짱을 떠 보자고  벼르고 길을 나선다. 그런 날은 사실상 그리 놀랍도록 춥지가 않아서 동장군을 깔보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겨울을 적응하던 남편은 가슴이 두근두근 한다고 했다.


'저이는 어찌 저리 소심해가지고 가슴이 두근두근 하다고 그러는지 몰라. '


 말은 안 했지만, 평소 엄살이 심한 남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은 간간히 하고 있었다.  그렇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엄살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


며칠째 두근두근한 느낌이 나쁘다면서 남편은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해 보았다. 부정맥인 것 같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던 다음날, 모임에 가서도 겨우 식사만 마치고 그 증세가 또 나타나서 오다가 응급실에 들렀다고 했다. 두 번째 병원에 가고 다시 밤이 되었을 때 불안해하며 원하던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입원하고 한밤을 보내며 몸 상태를 검사받았다. 혈전을 녹이는 주사제를 맞고 혈압. 맥박수를 체크하고 그랬다. 몇 가지 약 처방을 받고 퇴원했다.


 집으로 와서도 아침저녁으로 혈압을 검사하고 그토록 좋아하던 삼박자 커피도 딱 끊고 그전에 비슷한 증세로 아팠던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는


" . 이젠 장감장감 살아."  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이팔청춘 인양 열성으로 살았던 남편이 몸에 이상신호가 느껴지기 시작하니까 바짝 허리를 낮추어 하나하나 조심을 한다.


 겁쟁이가 꼭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까닭은 혈전이라는 것이 사람  몸안에 있을 수 있단다. 그 혈전은 예상하지 못한 어느 곳에서 딱 피가 가는 길을 막아 혈관을 손상시킨다고 한다.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을 땐 내가 몸을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나 하고 나를 바라보면서 뺄 것은 빼고 더할 것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는지 다행히도 남편은 하루에 네다섯 잔 마시던



삼박자 커피를 끊었고

팔팔 뛰는 운동은 당분간 삼가고

갑자기 저혈압에서 고혈압 단계에 오른 몸의 변화에 날마다 혈압 검사를 하면서  자신을 아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넘겼으니 다소 겁쟁이인 것도 괜찮지 않은가.


 그런 일을 겪고  보니 찬바람이 불면

내 몸에도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려나 보다 하고  

자동차 살피듯

어딘가가 춥거나 막히거나 하는 데가 있지는 않은지  꼼꼼하게 점검하며 운행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지는 대로 함부로 살면 그건 내 몸에 대한 오만불손 죄에 해당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부터는

             수고로운 남편의 등을

             두 배로 긁어줘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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